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6)가 이스라엘과 미국의 암살 위협에 대비해 고위 성직자 3명을 후계자 후보로 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익명의 이란 관리 3명을 인용해 하메네이가 자신이 ‘순교’할 경우 전문가회의(최고지도자 선출 기구)에 이들 세 후보 중 1명을 곧바로 새 지도자로 선출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통상 수개월간의 종교·정치적 협의를 거쳐 최고지도자를 선출한다. 전문가회의의 성직자들이 명단에 오른 후보들을 선별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인데, 하메네이의 이례적인 후계자 후보 지명은 전시 상황에서 권력 공백을 피하고 국가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그동안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돼온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파는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메네이의 후계자 후보 지명을 두고 NYT는 “그가 얼마나 위태로운 순간에 직면해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현재 하메네이는 극도로 보안이 강화된 비밀 장소로 옮겨져 정예부대의 경호를 받고 있다. 또 전자기기 통신을 대부분 중단하고 극소수 측근을 통해 군 지휘부와 제한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