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GRS가 신규 카페 브랜드 ‘스탠브루’를 선보이며 중저가 커피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내수부진으로 카페업계가 어느 때보다 치열해진 가운데 롯데GRS의 신규 출점은 업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존 주력 브랜드인 엔제리너스의 부진을 만회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GRS가 선보인 스탠브루는 ‘고품질 가성비 커피’를 표방하는 신규 브랜드다. 첫 매장은 22일 경기 성남시 위례 신도시에 문을 열었다. 엔제리너스가 직면한 한계들을 극복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커피 가격은 2000~3000원대, 디저트류도 3000원 등으로 설정됐다. 가성비로 요약되는 가격 설정이다. 시그니처 메뉴인 ‘스탠브루 커피’를 비롯해 밀크브루, 텐저린브루 등 트렌디한 음료도 포함됐다. 가격을 낮추면서도 ‘브루잉 커피’라는 차별화 포인트를 뒀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아닌 핸드드립, 콜드브루 등 방식으로 입맛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를 공략한다.
운영 효율성도 높였다. 자동 브루잉·에스프레소 기계를 활용해 인건비와 품질 편차를 줄였다. 스탠브루는 엔제리너스와 달리 약 83㎡(25평) 규모의 소형 매장을 앞세운다. 임대료 부담을 줄이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존 브랜드인 엔제리너스의 평균 매장 면적은 약 265㎡(80평) 수준으로 입점·운영 비용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롯데GRS는 스탠브루의 출점지를 주거지·소형 상권 중심으로 설정했다. 오피스·쇼핑몰 등 대형 상권에 자리한 엔제리너스와 ‘투트랙 전략’을 펼 예정이다. 가격과 입지에 따라 브랜드를 다르게 배치하는 전략으로 브랜드 피로도를 낮추고 점유율 확장을 꾀한다. 스탠브루는 연내 수도권 직영점을 추가 개점하고 지방 대도시 진출도 검토 중이다.
엔제리너스는 최근 몇 년간 존재감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랜드 노후화, 가격 대비 경쟁력이 떨어지는 메뉴 구성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2014년 900여개에 달했던 엔제리너스 매장 수는 2019년 575개로 줄었고 2023년 376개, 지난해 297개로 급감했다. 업계 1위 스타벅스보다 가격 경쟁력에서도 밀린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반면 중저가 커피 브랜드는 공격적인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전국 매장 수 3500개를 넘겼고, 컴포즈커피 역시 3000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빽다방과 더벤티 역시 매장 확대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커피 브랜드 시장도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는 만큼 브루잉 커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얼마나 이어질지가 브랜드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