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교회가 말씀 위주로 신앙이 성장하기를 바랐다. 주일 예배 설교뿐만 아니라 수요 예배와 새벽기도회 설교를 모두 내가 담당했다. 감사하게도 목회 마지막에 ‘로마서 강해’를 완결할 수 있었다. 로마서 강해는 모든 설교자의 꿈이다. 제대로 된 로마서 강해를 위해서는 준비 과정이 너무 어렵고 힘이 들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마칠 수 있었다.
나의 로마서 강해는 바울의 사상을 헤브라이즘과 헬레니즘의 양면에서 해석하고 종합하는 작업이었다. 이를 위해 다른 사람의 설교집을 참고하지는 않았지만 칼뱅, 크리소스톰, 그리고 칼 바르트의 로마서 강해는 깊이 연구했다. 또한 바울에게 영향을 준 고대 그리스 철학을 공부하는 것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목회를 마무리하며 그동안 내가 직접 제작한 절기 예배 프로그램을 완성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성탄절 예배, 송구영신 예배, 삼일절 기념 예배, 종려주일 예배, 고난주간 예배(성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예배), 부활절 예배, 6·25전쟁 기념 예배, 광복절 감사예배, 맥추감사 예배, 성령강림주일 예배, 추수감사 예배, 종교개혁 기념 예배 등이 포함됐다.
특히 2019년에는 ‘삼일운동 100주년 기념 예배자료집’을 제작해 전국 목회자들을 초청한 강습회를 열었고, 4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2020년에는 ‘6·25전쟁 70주년 기념 예배자료집’을 제작해 강습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전국 교회가 우리 교회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해 사용하게 됐다. 2022년에는 ‘광복 77주년 기념 예배자료집’을 제작해, 역시 전국 교회에서 내려받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나는 이를 통해 ‘예배의 한국화’라는 목표를 한국교회에 제시하고자 했다.
나는 교회의 인력을 이용해 ‘강남노아대학’을 개설하고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여기에는 교인이나 비교인을 가리지 않고 참여하도록 했다. 또한 아기 학교를 개설하기도 하고, 홀로 사는 노인 등 몸이 불편해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는 소외 계층을 위해 ‘사랑의 도시락 나눔’도 실시했다.
문화 사역으로 예음아카데미를 개설해 음악과 미술 등의 실기 교육을 실시했는데 교인과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었다. 또한 예음홀과 예음도서관을 만들었다. 예음홀에서는 나의 신작 찬송가 발표회와 학술발표회, 음악회 등을 열었고, 예음도서관에는 1000여 권의 책을 비치해 아동, 청소년, 어른들의 독서 공간이 되게 했다.
그러나 이러한 좋은 프로그램들이 코로나 사태로 안타깝게 중단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교회에 관심을 가지고 등록한 사람도 있으니 감사한 일이고,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게 되었다. 교회 주변 동네 사람들과 유지들이 교회의 우군이 되었고 행사 때 함께 돕고 협력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정리=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