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최초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인 부산콘서트홀이 20일 개관 공연을 열고 역사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 그동안 클래식 음악의 불모지로 불렸던 부산이 클래식 도시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 진구 부산시민공원에 자리 잡은 부산콘서트홀은 지난 2012년 국립극장 부산분원 추진에서 시작돼 우여곡절 끝에 2021년 착공했다. 이후 파이프 오르간 설치가 뒤늦게 결정되면서 공사 기간이 연장됐고, 4년 만인 올해 마침내 개관했다. 2011석 규모의 콘서트홀과 400석 규모의 챔버홀로 구성된 부산콘서트홀은 비수도권 공연장 가운데 처음으로 빈야드 스타일을 채택했으며 대형 파이프 오르간도 설치가 이뤄졌다.
개관 공연은 정명훈 예술감독이 이끄는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APO)가 맡아 베토벤의 ‘삼중 협주곡’과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했다. APO는 정 감독이 1997년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아시아 출신 연주자들로 창단한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다.
이날 공연을 시작으로 28일까지 개관 페스티벌을 이어간다.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선우예권, 오르가니스트 조재혁, 소프라노 박소영, 테너 손지훈, 바리톤 이동환, 국립합창단, 부산시립합창단 등이 참여하는 다채로운 공연이 이어진다. 이번 페스티벌의 티켓은 지난 5월 예매 오픈과 함께 대부분 매진됐다.
개관 콘서트 참석차 내한한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총감독 포르투나토 오르톰비나(65)는 2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부산콘서트홀과 2027년 개관 예정인 부산 오페라하우스의 성공 전략을 조언했다. ‘이탈리아 오페라의 종가’ 라 스칼라 극장은 지난달 정명훈을 음악감독으로 선임했다. 라 스칼라 이사회에 정 감독 선임을 제안한 인물이 바로 오르톰비나 총감독이다.
그는 2차 세계대전으로 파괴된 밀라노에서 복원된 라 스칼라가 가장 먼저 복원된 점을 소개하며 “부산콘서트홀과 부산오페라우스도 부산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도시의 상징이 되는 것을 목표로 전 시민의 지원을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