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스피 3000 돌파, 경제 회복 모멘텀 삼길

입력 2025-06-21 01:10
코스피가 20일 종가 3,021.84를 기록해 3년 6개월여 만에 3000선을 회복, 시가총액도 2,472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거래소 제공

코스피지수가 20일 닷새 연속 상승해 전날보다 44.10포인트(1.48%) 오른 3021.84에 장을 마치며 3년 6개월 만에 3000선 위로 올라섰다. 전 세계적인 무역전쟁의 와중에 날아든 낭보다. 정부와 업계는 우리 경제에 모처럼 불어온 훈풍을 경제 회복의 모멘텀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78포인트(0.29%) 오른 2986.52로 출발해 보합권 내 등락을 거듭하다 상승 전환해 오전 10시 45분쯤 3000선을 넘어섰다. 장 초반 여전한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인해 상승폭이 제한되는 흐름을 보였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사자’로 돌아서면서 줄곧 3000선을 지킨 끝에 3021.84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의 장중 3000선 마지막은 2022년 1월 3일(3010.77)이었고, 종가 기준으로는 2021년 12월 28일(3020.24)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1월 6일(3027.16) 최초로 장중 3000선을 넘었으나 2022년 1월 3일 장중 3000선 위로 올라간 이후로는 계속 2000대에 머물렀다.

3년 반 만에 코스피 3000선을 다시 돌파하면서 국내 증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미국발 무역 갈등이 완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하반기 금리인하 사이클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새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 수익률이 24%를 웃돌며 글로벌 증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9개월간의 순매도세를 끊고 ‘바이코리아’로 돌아선 외국인 투자자들의 모습 또한 긍정적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상법 개정과 세제 개편이 추진되면서 증시 체질 개선 본격화도 예고된 상태다. 당선 직후 한국거래소를 찾아 “주식 투자를 부동산에 버금가는 대체 투자 수단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던 이재명 대통령은 코스피지수가 3000을 돌파한 이날 “한국 주가가 새로운 성장 시대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와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 상황이 여전하고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국내 수출 역성장세 심화 가능성 등은 여전히 증시에 부담을 주는 요소다. 그러나 침체에 빠진 내수를 되살리기 위한 정책적 노력과 지배구조 개선 등에 따른 한국 증시 재평가가 결합된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기업들도 이 기회를 잘 살릴 수 있도록 밸류업 프로그램과 주주 친화 정책 도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