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시설 때리자 병원 폭격… 이-이 충돌 격화

입력 2025-06-19 18:50 수정 2025-06-20 00:00
이스라엘 라마트간 시내 고층 건물 여러 채가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크게 파손된 가운데 19일(현지시간) 구조대원과 군인들이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민간인을 겨냥했다고 강력 반발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이란이 7일째 서로를 겨냥한 공습을 이어갔다. 이스라엘은 19일(현지시간) 이란 아라크에 위치한 핵시설 등을 타격했고, 이란은 이스라엘 도심 지역 병원 등을 향해 미사일 수십기를 발사하며 반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무조건적 항복을 압박하는 가운데 양측 충돌이 더욱 격화되는 모습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아라크 중수로 핵시설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수도 테헤란에서 남서쪽으로 약 250㎞ 떨어진 아라크에는 중수로 기반 플루토늄 생산시설이 있다. 관계자들은 공습 전 대피했고 시설에 심각한 손상이나 방사능 누출은 없는 상태라고 이란 국영 방송이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외에도 아라크에서 생산되는 플루토늄을 활용해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의심한다. 이스라엘군은 아라크 핵시설뿐 아니라 전투기 40여대 등을 동원해 이란 전역 군사시설과 나탄즈 핵시설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이스라엘 인구 밀집 지역을 향해 미사일 20여발 등을 발사했다. 일부 미사일이 방공망을 뚫고 이스라엘 남부 베르셰바에 위치한 병원 등에 떨어졌다. 이 공격으로 소로카 병원이 크게 파손됐다. 이 병원 자원봉사자는 “환자들을 긴급히 대피시켜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란 미사일이 텔아비브, 홀론 등을 잇달아 타격해 중상자 6명을 포함해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라마트간 시내 고층 건물도 피해를 입었다.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개입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포르도 핵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벙커버스터 등 미군 자산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전화 통화에서 중동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충돌의 격화는 어느 쪽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이란 핵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고, 시 주석도 조속한 휴전을 촉구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