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시모네 인자기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지휘봉을 새롭게 잡은 사비 알론소 감독과의 명장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유력 우승 후보인 레알 마드리드는 낙승이 예상됐던 알힐랄과 비기며 체면을 구겼다.
알힐랄은 1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스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1대 1로 비겼다. 알힐랄은 한수 위 전력을 갖춘 스타군단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값진 무승부를 챙기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인자기 감독은 경기 후 “어려운 출발이었지만 결과와 무관하게 이런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것이 고무적”이라며 “공 점유율도 대등하게 나눠 가졌다는 건 경기장에서 존재감을 충분히 드러냈다는 뜻”이라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반면 알론소 감독은 “당장 결과를 바라는 기대가 있는 건 알지만 우리가 원하는 팀이 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두 신임 사령탑의 데뷔전이었다. 알힐랄은 지난 시즌 인터 밀란(이탈리아)을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준우승으로 이끈 인자기 감독을 데려왔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달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과 결별하고 알론소 감독을 선임했다. 그는 2023-2024시즌 레버쿠젠의 독일 분데스리가 사상 첫 무패 우승을 이끌었다.
인자기 감독은 부임 2주 만에 대회 유력 우승 후보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번 대회 아시아 구단 중 처음으로 승점까지 따냈다. 무승부로 끝났지만 클럽월드컵 5회, 스페인 라리가 36회, UCL 15회 등의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한 레알 마드리드로선 아쉬운 결과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 34분 곤살로 가르시아의 선제골로 앞섰지만 주도권을 오래 가져가지 못했다. 불과 7분 만에 후벵 네베스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후반 42분에는 치명적인 페널티킥 실책이 나왔다. 볼 점유율은 52%(레알 마드리드)와 48%(알힐랄)로 비등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