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장용호 신임사장 “사업 재편은 선택 아닌 필수”

입력 2025-06-20 00:02

장용호(사진)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19일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사업 재편)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라며 고강도 사업구조 조정을 예고했다. 실적 부진과 성장동력 부재 등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장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 계열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첫 타운홀 미팅을 열고 “SK이노베이션 계열 회사들은 현재 사업 수익성과 재무구조 악화, 기업가치 하락 등 위기를 겪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8일 SK이노베이션 새 사령탑으로 취임한 장 총괄사장은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불황,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미 중 갈등 등 외부환경과 원가 경쟁력 하락, 경쟁사 대비 차별적 우위 약화 등이 중첩되면서 본원적 경쟁력이 약화했다고 진단했다.

회사의 기본기 회복을 위해 장 총괄사장은 성장과 수익성을 기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재편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해 1분기 배터리 제조사인 SK온이 2993억원, 화학과 소재 부문인 SK지오센트릭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각각 1143억원, 548억원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장 총괄사장이 구조조정 전문가로 꼽히는 만큼 SK온 등에 대해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장 총괄사장은 이날 인위적 구조조정이나 희망퇴직 진행은 계획에 없다는 뜻도 밝혔다고 한다. 대신 계열사별 재무 상황과 해결 과제를 하나하나 제시하면서 사업 재편에 따른 부서 이동은 감내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 참석자는 “회사가 처한 문제에 대해 두루뭉술하게 얘기했던 과거 임원들과 달리 다소 직설적이라도 속 시원한 총괄사장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장 총괄사장은 “소통과 배려, 신뢰의 키워드로 전체 구성원이 원 팀이 돼 역량을 결집함으로써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원 팀 스피릿’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가올 전기화 시대에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도약하도록 만들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