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 가능성과 관련해 “싸우고 싶지 않다”면서도 “싸우는 것과 그들이 핵무기를 갖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에 대한 공격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을 승인했지만 이란의 결정을 보기 위해 일시 보류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탈리아 축구팀 유벤투스를 접견한 자리에서 이란 관련 질문을 받고 “나는 결정 시한 1초 전에 최종 결정을 하고 싶다. 상황은 변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쟁은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란 정권이 붕괴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물론이다.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며 “모든 상황에 대한 계획은 있지만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이것은 매우 빨리 끝날 수도 있다. 싸워야 하든 아니든 그들이 핵무기를 갖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이란 공격과 협상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이란을 압박하는 것이다.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이란의 양보를 받아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외교의 문을 닫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고 답했다. 또 이란 측이 미국을 방문하기를 원하고 미국도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 포르도의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을 파괴하는 것이 합의의 전제 조건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익명을 요구한 이란 외무부 당국자가 트럼프의 회담 제안을 이란 정부가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백악관 상황실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동 위기 관련 회의를 진행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트럼프가 이란 핵 프로그램을 겨냥한 공격 계획을 승인했지만, 테헤란이 핵 개발을 포기할 가능성을 지켜보기 위해 실행을 일단 보류한다고 고위 참모들에게 밝혔다”고 보도했다. CNN도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가 말했듯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남아 있다”며 트럼프가 이란 공격 계획을 검토했지만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서 물러날 때까지 보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군사작전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이란을 공격할 경우 지상군 투입과 병력 보호 등 이후 계획이 있느냐는 질의에 “우리는 모든 것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부의 임무는 준비된 상태로 다양한 선택지를 갖추는 것이며 우리는 바로 그것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