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 돌파 눈앞… 투자자 예탁금 급증세

입력 2025-06-19 00:50

코스피가 3000선에 근접하면서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이 빠르게 늘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대기 자금이다. 예탁금이 많을수록 증시로 향할 돈이 많다는 뜻이다.

단기 상승을 예상하고 투자하는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도 증가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에 미국의 직접 개입도 우려되는 상황에도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개인 투자자의 포모(FOMO·상승장에서 소외 두려움)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7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65조202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유동성 장세가 펼쳐졌던 2021년 11월 22일(65조964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투자자 예탁금은 대선일인 지난 3일 이후 9거래일 동안 4조8316억5600만원 늘었다.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산 규모를 뜻하는 신용거래융자 규모도 늘었다. 1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19조3856억원으로 약 11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주식 선호 심리가 커지면 신용거래융자가 오른다. 중동 확전 우려에도 지수가 꺾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고 있어서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74% 오른 2972.19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약 2700억원 규모 코스피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 투자자는 원전과 조선,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두산에너빌리티(약 6500억원) 한화솔루션(1300억원) HMM(1300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미국 주식은 팔기 시작했다. 이날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달 7개월 만에 매수 규모보다 매도 규모가 큰 순매도로 전환했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는 13억1085만 달러(약 1조7900억원)어치 미국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서도 17일 기준 4억3338만 달러(약 5900억원) 순매도 중이다. 올해 들어 나스닥(연초 이후 1.25%)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1.95%) 다우존스30(-0.42%) 등 뉴욕 지수 상승률이 코스피(23.90%) 상승률을 크게 밑돌면서 한국 주식을 찾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와 엔비디아 팔란티어 등이 국내 투자자 매도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자 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