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60m 뚫는 벙커버스터, 이란 핵심장 파괴 가능

입력 2025-06-18 18:51 수정 2025-06-19 00:06

미국이 보유한 초대형 벙커버스터는 이란 포르도에 위치한 지하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로 꼽힌다. 특히 최신형 벙커버스터 GBU-57은 60m 두께 콘크리트를 뚫고 들어간 뒤 폭발해 지하 내부 시설을 초토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초대형 관통 폭탄(Massive Ordnance Penetrator)인 벙커버스터는 일반 폭탄으로 도달할 수 없는 지하 벙커나 터널 등 요새화된 시설을 파괴하기 위한 무기다. GBU(Guided Bomb Unit·유도폭탄)-57은 길이 6.2m, 무게 13.6t으로 강철 합금 구조, 자체적인 무게를 이용해 지표면 아래로 파고든다. 무거운 무게 때문에 미 공군 B-2 스텔스 폭격기로만 운반이 가능하다. 앞서 미 공군은 B-2에 GBU-57 2발을 탑재해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GBU-57은 아직 실전에 투입된 적은 없다. 전작 BLU-109보다 10배 더 강력한 폭발력을 가지며 위치정보시스템(GPS)을 기반으로 정밀 폭격이 가능한 것으로 미군 당국은 평가한다.

BLU-109는 지난해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할 때 100여개가 투하된 것으로 알려진 폭탄이다.

이란에는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세 곳에 주요 핵시설이 있다. 포르도 핵시설은 이란 핵 프로그램의 심장부로 지목된다. 산악지역 80~90m 지하에 위치해 보안이 철저한 곳이다. 이스라엘군이 미군 지원 없이 단독으로는 파괴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3년 포르도에서 83.7% 순도 우라늄 농축 물질을 발견했다.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농축도인 90%에 근접한 수치다. 미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포르도 시설이 계속 가동될 경우 이란이 보유 중인 60% 농축우라늄을 이용해 3주 만에 농축도 90% 우라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란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제거를 원하는 이스라엘은 미국에 포르도 폭격을 위한 GBU-57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미군은 지난 2년간 포르도에 GBU-57을 투하하는 작전을 연습한 것으로 전해졌다. GBU-57은 연속으로 투하하면 폭발 때마다 더 깊이 지표면 아래로 파고드는 효과를 낸다.

시뮬레이션 결과 포르도 시설을 파괴하려면 한 발로는 충분치 않고 여러 대의 B-2 폭격기가 투입돼 연속적으로 투하해야 한다는 계획이 수립됐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