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충원’보다 ‘유학생 유치’ 대학총장들 관심 순위 첫 역전

입력 2025-06-18 18:43 수정 2025-06-18 18:48

대학가의 관심사가 신입생 충원에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로 이동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저출생이 고착화되면서 고교 졸업생에게만 의존해선 미래가 없고, 해외로 눈을 돌려야 생존 가능하다는 위기의식이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오는 26~27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2025년 하계 대학 총장 세미나’에 앞서 시행한 대학 총장 설문조사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설문은 지난 4월 30일~5월 27일 192개 4년제 대학 총장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148개교 총장이 응답했다.

총장들의 최대 관심사는 ‘정부, 지자체 등 재정지원사업’(79.1%·중복 응답)이었다. 이 항목은 2023년 설문조사를 시작한 이래 줄곧 1위였다. 등록금 동결이 장기화하면서 정부 지원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이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주목할 점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 및 교육’이 총장 관심사 2위로 올라서고, ‘신입생 모집 및 충원’이 3위로 떨어진 점이다. 지난해 유학생 유치는 총장 52.7%가 관심 영역으로 꼽았는데 올해는 60.8%로 껑충 뛰었다. 신입생 모집의 경우 지난해 59.5%에서 올해 51.4%로 내려갔다.

대학 위치에 따라 온도차는 있었지만, 유학생 유치를 주요 생존 전략으로 꼽은 점은 공통적이었다. 수도권 대학 총장의 관심사 2위는 유학생 유치였다. 3위는 ‘교육 시설 확충’이었다. 신입생 유치는 순위권 밖이었다. 상대적으로 신입생 충원에 고전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광역시에 있는 대학 총장들은 2위가 유학생 유치, 3위가 신입생 충원이었다. 중소도시 혹은 읍면지역 대학의 경우 신입생 충원이 2위, 유학생 유치가 3위였다. 한 지역 사립대 관계자는 “수도권 대학의 경우 유학생 유치는 재정도 확충하고 외연도 넓히는 발전 전략”이라며 “비수도권 대학에선 이 문제를 절박한 생존이 걸린 사안으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대학 총장들은 이재명정부에 ‘대학 운영 자율성 확대’(49개교)를 가장 많이 주문했다. 학사, 입학, 정원, 교원, 회계 운영 등 고등교육 규제를 줄여 달라는 의미다. 이어 ‘법에 기반한 고등교육 정부 투자 확대’(43개교)와 ‘대학 유형 및 특성화를 기반한 맞춤형 재정지원 요구’(32개교) 순으로 나타났다.

양오봉 대교협 회장은 “대학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자율성 확대와 안정적 재정을 기반으로 혁신해야 한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인재 양성을 위한 정부의 전략적 투자와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