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숨진 김충현씨가 유족들과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18일 오전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 정문에서 영결식을 거행했다. 김씨가 사고로 숨진 지 16일 만이다.
앞서 태안보건의료원 상례원에서는 고인의 발인이 진행됐다. 유족과 동료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발인을 마친 뒤 사고 현장인 태안화력발전소까지 행진하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김충현씨의 형은 영결식에서 “고인의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함께 해준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동생도 마음 편히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고향 친구는 “그곳에서는 차별도, 아픔도, 고통도 없이 살았으면 좋겠다”며 “둘만의 이별 시간도 없이 떠났으니 꿈에 한 번 와서 영원한 이별의 얘기를 나누자”고 밝혔다.
김충현씨는 지난 2일 오후 태안화력발전소 내 한전KPS 태안화력사업소 기계공작실에서 홀로 절삭 작업을 하던 중 기계에 몸이 끼어 숨진 채 발견됐다. 한전KPS 협력업체 소속 2차 하청 노동자로, 2016년부터 발전소에서 일해온 김씨의 소속은 9년간 8차례나 바뀌었다.
영결식에 참석한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는 “고 김용균 노동자 같은 희생이 재발되지 않도록 고용구조를 바꾸라고 했지만 (정부는) 이를 귓등으로 들었다”며 “빛 좋은 개살구 같은 정부의 국정 목표와 약속 아래 우리는 아까운 동료를 오늘 또 떠나보낸다”고 토로했다.
김종현 서산뿔뿌리시민연대 대표는 “6년 전 대통령은 국가의 책임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고 했지만 지금까지 바뀐 것이 없다”며 “정부가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우린 여기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018년 12월 11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김용균씨 동상 옆에 고인을 기리는 나무 한 그루가 심길 예정이다.
대책위는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노숙 농성에 돌입할 계획이다.
태안=김성준 기자 ks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