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KGM)가 ‘충전 없는 전기차’를 내세우며 하이브리드 중심의 전동화 전략을 꺼내 들었다. 중장기 전략은 친환경차에 방점이 찍혔다.
KGM은 17일 경기도 평택시 본사 디자인센터에서 열린 ‘KGM 포워드’(Forward) 행사에서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전기차 수준의 효율을 갖춘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워 2030년까지 7종의 친환경 신차를 선보이겠다는 것이 골자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KGM에 온 지 2년 10개월이 지났다. 그간 진단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실행의 시점”이라며 “의사가 환자를 진단하듯 문제를 들여다 봤고, 이제는 치료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전략의 핵심은 듀얼 모터와 고효율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듀얼 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전기 모드 주행 비율을 최대 94%까지 끌어올릴 수 있도록 설계된 이 시스템은 중국 BYD와의 협력으로 개발됐다. 향후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곽정현 KGM 전략사업부문장(사장)은 “전기차가 대중화의 문턱을 넘지 못한 이유는 화재 위험에 대한 불안과 충전 인프라 부족 때문”이라며 “KGM은 이러한 과도기적 시기를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최적화한 친환경차(xEV)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가격 전략도 병행한다. 곽 사장은 “요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상위 트림 가격이 4400만원을 넘어섰다.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눈을 돌리거나 구매를 미루고 있다”며 “KGM은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합리적인 차량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7종의 신차 계획은 SUV와 다목적차량(MPV) 등 실용적인 모델 위주로 구성된다.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중대형 SUV ‘SE10’은 중국 체리자동차와의 공동 프로젝트다. 2023년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선보인 콘셉트카 ‘F100’에 중국 T2X 플랫폼을 접목해 개발 중이다. KGM은 2027~2028년 친환경 신차를 2종씩 출시하고 2029년, 2030년에도 1종씩 더 내놓을 계획이다.
KGM은 무쏘 EV, 코란도 EV, 토레스 EVX 등 전기차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3월 토레스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이달 19일부터는 액티언 하이브리드의 사전 계약도 시작한다. 하이브리드 전략을 본격화하며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포석이다.
글로벌 전략도 강화한다. KGM은 올해 수출 비중을 지난해(약 40%)보다 높은 68%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연간 글로벌 판매 목표를 전년(10만9364대) 대비 16% 증가한 12만7000대로 설정했다. 매출액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5조원 돌파를, 영업이익은 지난해 123억원에서 1729억원을 목표로 한다. 곽 회장은 “전 직원이 새로운 회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 앞으로 4~5년 뒤 반듯하게 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