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국내외 주요 경영진이 모여 올 하반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최근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에 대한 대응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에 내준 글로벌 D램 시장 1위 자리를 되찾을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7일부터 사흘간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들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열린다. 전 세계 각 지역 법인장까지 한자리에 모여 지역별 현안을 공유하고 마케팅 전략 등을 논의하는 성격이다. 회의 장소나 내용 등은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된다.
이번 회의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과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이 각각 주재한다. 올해는 특히 미국발(發) 관세 이슈와 이스라엘·이란 간 무력 충돌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이재용 회장은 전략회의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고, 회의에서 마련된 사업 전략 등을 추후 보고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DX부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다음 달 선보일 폴더블폰 신작 갤럭시Z 플립7·폴드7의 지역별 출시 계획과 판매 전략 등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에는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사업부와 반도체 사업 담당 DS부문이, 19일에는 전사 등이 각각 회의를 연다.
미국이 당장 오는 23일부터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에 사용되는 철강 파생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고, 이달 말부터 해외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에도 최소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힌 만큼 제품 출시 가격, 판매 전략 등에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 사업 등의 부진을 털어낼 방안이 나올지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1992년 이후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1위를 이어왔지만, 올해 1분기 34.4%로 SK하이닉스(36.6%)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