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
빛은 삶의 기쁨이다. 세상엔 얼굴에는 웃고 있어도 마음속은 어두운 사람들이 많다. 삶의 무게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그 무게로 인해 기쁨이 사라진다는 점은 같다. 그리고 기쁨이 없어진 그 삶은 갈수록 우리를 지치게 하고 낯빛도 어두워지게 한다. 빛은 그 어두움을 밝혀주고 다시금 힘을 불어넣어 주는 기쁨이다.
기쁨은 곧 삶의 힘이다. 바울이 ‘항상 기뻐하라’고 했던 말을 떠올릴 수 있다. 우리 삶에는 항상 고난 실패 절망 등으로 인해 기쁨이 사라지는 일들이 끊이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항상 선제적으로 기뻐함으로써 그 현실을 피하지 말고 직면하라는 것이다. 그것이 그 순간을 이겨내는 힘이 되고 혹은 최소한 버텨내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가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고 했던 것도 그런 의미였을 것이다.
그 빛을 ‘사람 앞에 비치게 하라’는 것은 그 기쁨을 자신에게서 머무르지 말고 사람들에게 전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언젠가 잊어버렸던 그 기쁨을 되찾도록 도와주라는 것이다. 그로 인해 그들 또한 다시 힘을 내어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라는 것이다. 결국 그 빛은 우리가 모두 갇혀있던 죄의 어둠 속을 환히 밝혀 우리가 삶의 기쁨과 힘을 되찾게 해주신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다.
그렇게 기쁨을 되찾은 사람들이라면 그 기쁨을 전해준 이들의 ‘착한 행실’을 보고 감동하며 감사할 것이다. 그리고 생각할 것이다. 아직 살 만한 세상이라고, 신(神)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고.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했다면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거룩함이 사람들 앞에 드러나게 한 것이 아닐까.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랑을 세상 가운데 드러낸 것이 아닐까. 결국 이것이 바로 사람들로 하여금 ‘하늘에 계신 너희(우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는 것이 아닐까.
나는 연세대 졸업생 모임인 연세남성합창단 OB를 9년째 지휘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창단 40주년 연주회를 했다. 연주회 직후 아이들과 함께 관람했던 한 아동복지시설 원장님이 카카오톡을 보내왔다. “초 4학년이 ‘겁나 재미있어요’라고 이야기함. 중3 학생은 아침에 먼저 일어나 학교 갈 준비를 마침. 연세대를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함.” 또 어느 대학 졸업반 학생이 남긴 피드백도 기억에 남는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래를 듣고 많이 울었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참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는데요, 삶이 힘들지라도 내 삶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야겠다는 힘을 얻었습니다.”
내 음악의 기쁨이 빛이 되어 누군가의 삶을 재미와 꿈으로 밝혀주고 위로와 힘이 되어 그것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낸다는 것, 그것이 내가 음악을 하는 이유이고 내가 살아가는 힘이다.
<약력> △연세대 신과대 신학과, 동대학 음악대 성악과 △웨스트민스터 콰이어 대학 성악콩쿠르 1위 △저서 ‘별을 좇아 방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