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우리 곁에 있는 듯 없는 듯해 보이지만 물 없이 살 수 있는 생명체는 없습니다. 물은 높은 곳에 머물러 있기보다 낮은 곳을 향해 흐릅니다. 물은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씻어주는데 겉만 아니라 속도 씻어줍니다. 물이 흘러가다 장애물을 만나면 다투기보다 슬그머니 비켜서 자기 갈 길을 갑니다. 누구든 손을 내밀어 물을 모으면 그 속에 담기기를 주저하지 않지만 자기를 담는 그릇의 크기만큼만 담깁니다. 물을 담는 그릇에 따라 자신의 모양을 바꾸기를 주저하지 않는 이런 모습에서 겸손과 부드러움과 이웃과 하나 될 줄 아는 넉넉함을 봅니다.
물은 언제나 투명하게 자신을 보일 뿐 아니라 거짓 없이 정직하게 만물을 비추는 거울이기도 합니다. 고인 물은 썩어 물의 참모습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물은 한곳에 머물기를 거부합니다. 흐르고 또 흘러서 바다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쉬지 않고 일합니다. 지구 표면도 그렇고 대부분 생명체가 물로 이뤄진 것은 어쩌면 하나님께서 인간이 물의 성질을 본받고 물의 영성을 지닌 삶을 살라는 뜻은 아닐까요. 예수님은 생명의 물(요 4:14)로 우리에게 오셨는데 우리도 물처럼 살면 좋겠습니다.
서호석 목사(광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