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걸어
단 한 사람 남길 수 있다면
그 또한 아름다운 삶일까요
바울 곁에 수많은 사람 가운데
단 한 사람
외조모 로이스와 어머니 유니게의
따스한 사랑과 신앙 교육 속에서 자라난
순수한 미소년(美少年)
그 풀잎 같던 소년이
루스드라에서 바울을 만나
소아시아, 헬라, 마게도냐,
로마 감옥에 투옥되기까지 달려야 했던
폭풍의 질주
고린도와 에베소교회에서
거짓 교사들의 어려움에 직면할 때마다
디모데의 길이 되어 준
바울의 파피루스 서신
인생의 겨울이 오기 전
바울이 가장 보고 싶어 하던
그리운 이름, 디모데
소강석 시인, 새에덴교회 목사
디모데는 사도 바울의 충실하고 믿음직한 동역자였다. 바울의 동료 가운데 디모데 만큼 자주 언급되고 전폭적인 신뢰를 받았던 인물은 없다. 바울은 여러 차례 그를 ‘아들’이라 호명한다. 이는 바울이 디모데의 회심과 결신 및 사역에 깊이 관여했음을 말한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바울과 함께 복음을 전하고 또 바울을 대신하여 여러 지역에서 사명을 수행하기도 했다. 시인은 그가 바울에게 인생을 건 ‘단 한 사람’이라고 언명(言明)한다. 그에게는 외조모와 어머니의 신앙적 훈육이 있었고, 그 신앙의 유산을 유감없이 실천했다. 시인은 로마 감옥에서 죽음을 예감한 바울이 디모데를 부르는 장면에 대해, ‘인생의 겨울이 오기 전’에 가장 보고 싶어 하던 ‘그리운 이름’이었다고 진술했다. 믿음의 사람들에게, 아니 세상 사는 모든 이들에게 이러한 친인(親人) 한 사람만 있어도 그 생애는 값있는 것이라 할 것이다.
-해설: 김종회 교수(문학평론가, 전 경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