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경제활동참가율’ 청년층 따라잡았다

입력 2025-06-17 02:02
한 시민이 16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일자리 게시판 앞에서 이력서를 쓰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60세 이상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9.4%로 15~29세 청년층(49.5%) 수준으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권현구 기자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0곳에서 노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청년층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참가율은 전체 인구 중 근로 또는 구직 활동을 하는 이들의 비율이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맞물리며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고용 시장에서 노년층이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을 추월하는 ‘실버 크로스’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1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5~29세 청년층과 60세 이상 노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각각 47.8%, 46.4%로 차이가 1.4% 포인트로 좁혀졌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작은 격차다. 지난해 1분기 당시 격차(3.9%)와 비교해도 2.5% 포인트 줄었다.

이 통계를 지역별로 보면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10곳에서 노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이 청년층보다 높았다. 이른바 실버 크로스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제주였다. 노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이 58.6%로 청년층(42.6%)보다 16.0% 포인트나 높았다. 전남과 경북, 경남, 전북도 노년층과 청년층 격차가 10% 포인트 이상이었다. 대도시 중에서는 광주에서 유일하게 실버 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수도권은 여전히 청년층 경제활동이 우세하다. 서울은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이 52.9%로 노년층(40.4%)보다 12.5% 포인트나 높다. 경기와 인천도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더 높았다. 비수도권에서는 부산과 울산, 대전, 충남이 비슷한 상황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기준 청년층과 노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9.5%와 49.4%로 1분기와 비교해 격차가 더 줄었다.

청년층의 수도권 대도시 ‘쏠림 현상’을 해소할 방법이 없는 점이 이 현상을 가속화하는 요인 중 하나다. 통계청의 지난해 ‘국내 인구이동 통계’ 결과를 보면 중부·호남·영남권의 20대 중 5만4000명이 수도권으로 순유출됐다. 수도권 내 대학 진학과 구직 활동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고령화와 노인 빈곤 문제의 영향도 반영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위인 노인 빈곤율(2023년 기준 38.2%)을 고려했을 때 한국 노년층은 일손을 놓기 힘들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지역 내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의 수도권 집중이 더해지고 있어 이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