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 캘거리에 16일(현지시간) 도착했다. 이 대통령은 1박3일간 초청국 자격으로 G7 정상회의 확대 세션 등에 참석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및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등과의 회동을 통해 반년 넘게 멈춰 섰던 대한민국의 정상외교 복원에 나섰다.
이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는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처음 탑승했다. 성남공항에는 첫 해외 방문에 나서는 이 대통령 내외를 배웅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신임 원내대표와 박찬대 전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이 대통령은 출발에 앞서 “순방 기간 안정적이고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대통령실 직원을 비롯한 공무원들이 만전을 기해주길 당부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외교를 통해 미국과의 통상 협상과 북·미 대화 가능성을 모색하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출발했다. 대통령실도 “이 대통령은 이번 자리를 통해 각국 정상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통상 문제를 비롯한 현안에서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 의미 있는 성적표를 들고 귀국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관세 문제와 안보 사안에 대한 한·미 간 실무적인 협상을 추동하는 동력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올해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일본의 이시바 총리와의 회동도 추진 중이다. 이 대통령이 그간 한·미·일 협력을 누차 강조해온 만큼 안보와 경제 분야를 아우르는 양국 협력의 방향성이 도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여사의 ‘퍼스트레이디 외교’ 데뷔전에도 이목이 쏠려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의에는 김 여사도 동행해 주최 측의 공식일정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첫 정상외교 무대인 만큼 무리하게 주도권을 가지려 하기보다는 다자무대의 특징을 활용한 유대감 형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준비 기간이 짧은 상황에서 정상외교의 물꼬를 트는 것인 만큼 실수를 최소화하는 무난한 외교가 최선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즉흥적이고 감정적 성향인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통화에서 ‘내용’보단 ‘형식’에 집중해야 하며 특히 30분을 넘겨서 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시간을 가급적 많이 확보하는 게 앞으로 한·미동맹에 있어 시사하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첫 외교무대이니 무난하게 잘 있다가 오면 성공”이라며 “득점하는 것보단 실점하지 않는 쪽으로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승욱 이동환 박준상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