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원구성 재협상 없다”… 국회의장에 19일 본회의 요청

입력 2025-06-16 18:45 수정 2025-06-16 19:04
김병기(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이재명정부를 강력 뒷받침하는 불침의 항공모함이 되겠다"고 했다. 이병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공석인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예산결산특별위원장 선임을 위한 본회의를 19일 소집해줄 것을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요청했다. 민주당 새 원내지도부가 야당에 협치 의지를 보이며 정례 회동도 제안했지만 야당의 법사위원장 등 원 구성 재협상 요구는 단칼에 거절한 셈이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와 신임 원내대표단은 16일 우 의장을 예방하고 상임위원장 선임을 위한 본회의를 소집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추경을 위해 당정협의가 필요하지만 예결위원장이 공석이다. 민생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법사위원장 선임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법사위원장은 통상 2년을 임기로 하지만 지난 12일 정청래 의원이 당대표 선거 출마를 위해 사의를 밝히며 빈자리가 됐다. 예결위원장의 경우 박정 의원이 정해진 임기 1년을 다 채웠다. 민주당은 두 자리 모두 여당이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진행된 22대 국회 상반기 원 구성 협상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견제와 균형을 위해 ‘야당 법사위원장’이 필요하다는 국민의힘 요구에 “협상의 여지가 없다. 예결위원장도 여당 몫”이라고 못 박았다.

추경의 시급성을 앞세워 예결위의 조속한 구성도 압박하고 있다. 민생 회복을 위해선 신속한 추경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추경안을 심사할 예결위부터 속도감 있게 꾸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정부 내각 구성 및 국무총리 인준과 더불어 추경 편성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에 따라 야당과의 소통 의지가 단순히 ‘명분 챙기기’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온다. 여당이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고 협치가 가능하겠느냐는 의미다. 다만 민주당이 추경 편성 시 야당 지역구 예산 배분 문제 등을 고리로 일단 대화 물꼬를 틀 가능성 정도가 거론된다.

우 의장은 김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이른 시일 안에 양당 원내대표의 회동을 제안할 생각이다. 대화가 잦아지고 두터워질수록 국회 운영도 매끄러워지고 성과도 많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 역시 “민생 회복과 국가 정상화에 더해 국민 통합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주 1회 정례 여야 회동의 뜻도 밝혔다. 민주당은 일단 최대한 빨리 국민의힘 신임 원내지도부와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제일 중요한 게 추경이다. 조속한 국가 정상화를 위해 내각 관련 협조 요청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