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의 이강인이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무대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골망을 흔들었다. 모처럼 그라운드를 밟은 이강인은 20여분의 짧은 출전 시간에도 쐐기골을 터트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PSG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를 4대 0으로 대파했다. 후반 교체 출전한 이강인은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스페인 강호와의 조 선두 싸움에 힘을 보탰다.
이강인은 이날 후반 추가시간 상대 핸드볼 반칙으로 얻어낸 페널티킥 찬스에서 키커로 나섰다. 골대 앞에 선 이강인은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골키퍼를 속이며 골문을 갈랐다. 이강인의 클럽월드컵 데뷔골이자 대회 개편 이후 한국 선수가 최초로 올린 득점이다.
이강인으로선 오랜만에 본 골 맛이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리그앙 앙제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지 7개월 만이다. 애초 페널티킥은 우스만 뎀벨레가 부상으로 빠진 터라 주전 미드필더 비티냐의 몫이었다. 하지만 PSG가 큰 점수 차로 앞서면서 이강인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이달 A매치에서 국가대표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소속팀에 합류한 이강인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후반 27분 파비안 루이스와 교체돼 출전해 20여분간 패스 성공률 92%를 기록하는 등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부터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최근에는 이적설까지 끊이지 않아 이강인의 출전 여부는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강인은 기회가 주어지자 다시 한번 존재 가치를 입증했다. 이번 대회 활약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일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C조에 속한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수비수 김민재는 아킬레스건 부상 여파로 결장했다. 김민재의 빈자리는 지난달 영입된 요나탄 타가 메웠다. 뮌헨은 오클랜드 시티(뉴질랜드)를 상대로 골잔치를 벌이며 10대 0 완승을 챙겼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