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씨앗·비료·농약 뿌리고 AI가 식물 건강상태 분석 알려줘

입력 2025-06-17 00:22 수정 2025-06-17 03:00
호주 태즈메이니아주 농업 스타트업 ‘인디시움 다이내믹스’ 관계자들이 지난달 16일 센서 등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친환경 모니터링 솔루션을 설명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농촌은 갈수록 일손이 줄고 있다. 사람이 해온 일을 기계가 대신하는 자동화 기술과 각종 센서로 재배 환경을 최적화하는 스마트팜, 자율주행과 드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정밀농업이 중요해진 이유다.

지난달 19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즈(NSW)주 드론업체 ‘XAG Australia’를 방문했다. 최근 개발된 XAG P150 드론이 파일럿의 원격 조정으로 허공을 가르며 비상했다. 이 업체는 드론을 이용해 각종 씨앗을 뿌리고 비료와 살충제 등을 살포한다. 또한 재배중인 곡물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먼거리까지 드론을 띄운다. XAG는 원격으로 로봇을 조종해 작업할 수 있는 육상 자동화 모빌리티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즈주 드론업체 XAG Australia 관계자가 파종과 농약 살포 기능을 가진 농업용 드론을 소개하고 있다.

NSW주 울런공 대학교 내 스타트업 육성단지 아이액셀러레이트(iAccelerate)에 입주한 드론업체 ‘프리즈마’는 작물건강을 탐지하는 접이식 소형드론을 제작하고 있다. 드론에는 카메라가 여러개 장착돼 있어 자외선, 적외선으로 작물 건강상태를 사진으로 찍어 소프트웨어로 보내면 AI가 분석한다. 사전에 설정된 코스로 비행하는 자율주행 무인 드론은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면 스스로 보관 케이스 문을 닫고 자동으로 충전된다. 25분만에 드론이 충전되면 알아서 다시 이륙한다. 10㎞까지 비행하며 750m 떨어져 있는 차량 번호판을 인식할 수 있다. 풍력 속도와 강수량까지 확인하며 야간 비행도 가능하다.

호주 남쪽 섬 태즈메이니아주의 태즈드론솔루션(TDS)은 드론과 로봇공학을 융합한 ‘드로보틱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호주의 주정부들은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드론을 활용, 공기 안에 있는 산소량과 가연성 물질을 파악해 선제적으로 제거한다. TDS 관계자는 “바가르(Vhagar) 드론은 접근하기 어려운 까다로운 지형이 많은 한국에서 유용할 것”이라며 “최근 산불이 잦은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해 기술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 드론은 최대 탑재량 25kg, 최대 이륙 중량은 60kg으로 산불지형에서 안전하게 원격 운용해 안정성을 기할 수 있다. 산불 통제에 드론을 활용하면 비용절감의 이점이 있고 열 카메라를 통한 스캐닝으로 멸종위기 동물도 보호할 수 있다.

지난달 16일 방문한 태즈메이니아주 스타트업 ‘인디시움 다이내믹스’(Indycium Dynamics)는 스마트기기를 통한 정밀농업 기술을 개발해 전 세계에 보급하고 있다. 농장에 설치된 센서와 카메라를 이용해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AI로 분석해 농부들의 정확한 의사결정을 돕는다.

호주 시드니의 스마트팜 업체 '인버티그로우' 대표가 지난달 20일 실내 수직농장에서 재배한 채소를 보여주고 있다.

시드니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육성단지 시카다 이노베이션즈에 입주한 ‘인버티그로우’(Invertigro)는 실내 수직농장에서 각종 채소를 재배하는 스마트팜 회사다. 가로 세로 각 1.5m, 높이 2.3m의 큐브를 설치하면 온도와 습도를 쉽게 조절할 수 있어 사계절 무엇이든 키울 수 있다. 이 회사는 저렴한 비용으로 고가의 식용 꽃을 키워 고급 식당과 바에 납품하고 있다. 플러그앤플레이 방식으로 전원만 꽂으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빠른 생육이 가능하고 스케줄에 맞춰 생육하는지 카메라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큐브에 공기가 들어갈때 필터로 해충 등을 잡아내고 LED로 햇빛처럼 생육에 필요한 색깔의 빛을 제공한다.

시드니·호바트(호주)=글·사진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