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리스크에도 못 막은 상승세… 코스피 2940선 돌파

입력 2025-06-17 00:15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0% 오른 2946.66에 장을 마감하며 2022년 1월 13일(2962.09) 이후 3년 5개월 만에 2940선을 넘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16일 2940선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다시 경신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이재명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경제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0% 오른 2946.66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한 주 동안 한국 주식을 쓸어 담으며 국내 증시 상승을 견인한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도로 돌아서 3224억원어치를 내다 팔았지만 기관(2529억원)과 개인(454억원) 투자자의 순매수에 힘입어 2940선을 넘었다. 이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낮 거래에서 전 거래일보다 5.80원 하락한 1363.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6일 연속 상승하다가 13일 0.87% 하락하며 상승을 멈췄다. 그러나 이날 하락분을 모두 만회하고 반등했다.

지난 13일 뉴욕증시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에 대한 경계감으로 주요 지수 모두 하락 마감했다. 주말에도 중동 전쟁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러한 우려를 비껴간 것이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경제 부양 의지가 투자 심리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전, 금융, 정보기술(IT) 등 새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테마와 섹터들이 이날 다시 강세를 보이며 증시를 밀어 올렸다”며 “특히 한국판 인공지능(AI) 육성 등 관련 정책 기대감이 커지며 중동 리스크로 인한 부정적인 투자 심리를 상쇄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련해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하고 전쟁을 극단으로 몰고 갈 여지가 적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업종별로는 방산 업종이 강세였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이 지속되면서 한화시스템(18.01%) 한화(13.29%) 현대로템(6.32%) LIG넥스원(5.32%)이 일제히 급등했다. 한국판 AI 육성 관련주인 삼성에스디에스(21.65%) 네이버(4.49%) 등 정보기술(IT) 기업의 주가도 올랐다. 국내 변압기의 대미 수출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소식에 효성중공업(13.38%) 등 전력기기 종목도 크게 올랐다.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시즌2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일 오르는 키움증권(8.97%) 미래에셋증권(4.25%) 한국금융지주(4.31%) 등도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