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오는 8월 2일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임시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새 당대표 임기는 내년 8월까지 1년간이지만 집권여당의 첫 원톱 자리여서 친명(친이재명)계 간 ‘명심(明心)’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전국당원대회준비위원회는 16일 1차 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차기 당대표 선출안을 의결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월 대선 출마를 위해 당대표직에서 물러나 치러지는 보궐선거다. 이에 따라 임기는 이 대통령의 애초 임기인 내년 8월 1일까지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최고위원도 함께 뽑는다.
박지혜 전준위 대변인은 비공개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신중하게 당원들의 의사를 전하기 위해 전국 5개 지역에서 순회경선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국 순회경선은 다음 달 19일 충청권, 20일 영남권, 26일 호남권, 27일 수도권(경기·인천), 8월 2일 서울·강원·제주 순으로 진행된다. 민주당은 순회경선 이후 곧바로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후보자를 확정하기로 했다.
후보자 등록일은 다음 달 10일이다. 당대표나 최고위원 후보자가 3명 이상이면 지역 순회경선에 앞서 예비경선을 실시한다. 선거인단 반영 비율은 당 강령에 따라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일반 국민 30%를 반영키로 했다. 대의원은 온라인 투표, 권리당원은 온라인과 ARS 투표로 진행한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는 안심번호를 통해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2개 기관이 이틀간 진행한다. 기획분과 위원장은 천준호 의원, 조직분과 위원장은 정일영 의원, 총무분과 위원장은 임호선 의원이 맡기로 했다.
차기 당권을 둘러싼 물밑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정청래 의원은 전당대회 일정이 확정되기도 전인 전날 이미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포문을 열었다. 선제 대응을 통해 당심 확보 경쟁을 서두르겠다는 취지다.
잠재적 경쟁자로 꼽히는 박찬대 전 원내대표의 지지 세력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 의원의 출마선언 이후 당내에서는 ‘박찬대를 당대표 후보로 추천한다’는 내용의 온라인 서명서가 공유되기 시작했다. 박 전 원내대표가 출마를 고심하는 사이 당원 표심이 정 의원으로 쏠리며 대세론이 형성되는 것을 견제하려는 맞불작전으로 해석된다. 서명서 작성자는 박 전 원내대표가 이재명정부의 ‘정치적 안전장치’라고 강조하며 “박찬대 당대표일 때 안심할 수 있다”고 적었다. 강성으로 평가되는 정 의원과의 차별화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원 커뮤니티에도 정 의원과 박 전 원내대표를 비교하는 글이 올라오며 벌써부터 신경전이 오가는 분위기다. 정 의원을 돕고 있는 양문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지자들 사이에 격렬한 비난만 난무하고, 서로 배제의 언어가 오가는 상황이 어제오늘의 현상”이라며 당내 경쟁 과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김판 한웅희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