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방산 분야 핵심소재인 ‘안티모니’를 처음으로 미국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안티모니는 미국 입장에서 중국산 의존도가 높은 광물로, 미국이 강조하는 ‘전략광물 공급망 탈(脫)중국’ 정책에 한국 기업이 일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고려아연은 지난 15일 부산항에 입항 중인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행 화물선에 안티모니 20t을 선적했다고 16일 밝혔다. 해당 물량은 현지 업체를 통해 미국 주요 방산기업 등 10여개 업체에 공급될 예정이다. 올해 대미 수출 물량은 총 100t 수준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월 20t씩 연 240t 이상으로 수출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안티모니는 국내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에 지정된 핵심 광물 28개 중 하나다. 배터리, 반도체는 물론 무기 제조 원료로 사용돼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에서 중요한 전략광물 자원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번 안티모니 수출은 국내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이라는 상업적 의미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최대 안티모니 생산국인 중국이 지난해 9월부터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글로벌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 안티모니 수입 물량의 60% 이상을 중국에서 들여올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안티모니를 생산 중인 고려아연은 2014년 해당 사업에 뛰어들어 지난해에는 3500t의 안티모니를 생산했다. 올해 1분기 판매량은 971t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고려아연 측은 “대미 수출을 계기로 한·미 양국의 자원 안보 협력 강화를 넘어 새 정부의 경제외교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