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 5년의 국정 로드맵을 그릴 국정기획위원회가 16일 첫 전체회의를 열었다. 국정기획위가 10여일 전에 출범한 새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선거 과정에서 쏟아졌던 정책과 공약을 재점검해 우선순위를 제시하되 국민의 눈높이에 꼭 맞는 정책들로 국정과제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국정기획위의 핵심 과제는 이른바 ‘이재노믹스’로 불리는 재정 기반 경제성장 방안과 이를 뒷받침할 정부조직개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별도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완성도 높은 정부조직개편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과도하게 집중된 기능과 권한을 분산·재배치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는데 기획재정부나 검찰 등 더불어민주당이 권한 집중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온 부처·기관에 대한 과감한 개편안을 내놓겠다는 의미다. 인공지능(AI) 3대 강국 대도약을 위한 효율성 강화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조직 정비 등도 정부 개편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위원장은 또 중장기 조세·재정 개혁안 등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개혁 어젠다(의제)에 대한 해답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그동안 언급해 온 상속세·근로소득세 개편,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도 국정기획위 논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계엄과 탄핵 과정을 거치면서 제기된 개헌 등 정치 개혁 과제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 궐위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였던 만큼 이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 없이 선거 다음날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이미 달리고 있는 새 정부를 적시에 지원하려면 국정기획위는 신속한 논의를 통해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중장기 과제는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꼼꼼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치적 혼란과 경기 침체의 그늘 속에서 오랜 기간 고통받은 국민의 생활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면서 동시에 정부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들을 국정기획위가 제시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