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리거 절친 맞대결… 김혜성이 웃었다

입력 2025-06-16 01:11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2025 미국메이저리그(MLB) 경기에서 삼진을 당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이날 이정후와 미국 진출 후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친 다저스 김혜성이 경기에 앞서 밝게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나란히 꿈을 펼치고 있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27)와 김혜성(LA 다저스·26)이 마침내 맞붙었다.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이자 절친한 두 선수는 처음으로 빅리그에서 맞대결을 펼쳤고, 김혜성이 타점 포함 안타를 기록하며 판정승을 거뒀다.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다저스와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김혜성과 이정후는 각각 9번 타자 2루수,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전날 김혜성이 결장해 맞대결이 무산됐으나 이날은 둘 다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코리안 리거들의 첫 맞대결이 성사됐다.

두 선수는 2017~2023년까지 키움에서 함께 뛰며 호흡을 맞춘 사이다. 이정후가 2024시즌을 앞두고 자이언츠와 계약하며 먼저 미국 무대를 밟았고, 김혜성은 지난 1월 빅리그 진출의 꿈을 이뤘다. 전날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 만나 포옹하며 반가움을 나눴던 두 선수는 이날 양보 없는 승부를 펼쳤다.

김혜성은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11대 5 대승에 힘을 보탰다. 반면 이정후는 5차례 타석에 들어서 4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김혜성은 3회 2사 3루에서 자이언츠 두 번째 투수 스펜서 비벤스의 시속 148㎞ 커터를 받아쳐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기록했다. 공은 공교롭게도 이정후 쪽으로 향했다. 김혜성은 2회엔 좌익수 직선타로, 5회와 7회엔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정후는 1회 첫 타석에서 다저스의 베테랑 좌완 클레이턴 커쇼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으나 이후 침묵을 지켰다. 3회에는 우익수 뜬공, 6회엔 삼진, 9회에는 두 번 나와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경기는 일찌감치 다저스 쪽으로 기울었다. 1회 선두 타자로 나선 오타니 쇼헤이가 자이언츠 선발 랜든 룹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고, 6회에도 한 방을 추가해 시즌 24, 25호 홈런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내셔널리그 홈런 단독 1위를 유지했다.

다저스 선발 커쇼는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지난해 대부분 시즌을 부상으로 날린 커쇼는 지난 5월 복귀 후 노련한 제구를 이어가고 있다.

다저스는 8회까지 11-0으로 크게 앞섰고, 9회에 내야수 엔리케 에르난데스를 마운드에 올리는 여유도 보였다. 하지만 9회 2사 만루에서 케이시 슈미트에게 이틀 연속 만루홈런을 맞으며 4점을 내줬고, 2사 2, 3루 때 불펜 투수 앤서니 반다를 올려 이정후를 땅볼로 잡으며 경기를 마쳤다.

다저스는 시즌 42승 29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단독 1위로 올라섰다. 공동 1위였던 자이언츠는 2위(41승 30패)로 내려앉았다. 이정후와 김혜성이 16일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다시 한번 맞붙을지 이목이 쏠린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