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의 명가 전북 현대가 왕조 시절의 ‘닥공(닥치고 공격)’ 이미지를 회복하며 4년 만에 정상 재탈환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시즌 초반 수비 조직력부터 다진 전북은 거스 포옛 감독의 지휘하에 갈수록 거센 공격 성향을 드러내며 선두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전북은 15일 기준 2025 K리그1에서 승점 38점(11승5무2패)으로 단독 1위를 지키고 있다. 전북은 지난 13일 강원FC전에서 3대 0으로 완승하며 최근 3연승에 14경기 무패(10승 4무)를 달성했다. 시즌 초 돌풍을 일으켰던 2위 대전하나시티즌(32점)과의 격차도 조금씩 벌어지는 분위기다.
전북의 공격진은 물오른 발끝 감각을 뽐내고 있다. 이달 생애 첫 국가대표가 된 전진우는 리그 득점 1위(12골)에 올라 있다. 5골로 활약하던 외국인 공격수 콤파뇨가 부상을 당하자 티아고가 부활을 알렸다. 지난해 4골에 그쳤던 티아고는 최근 3경기 연속 골에 멀티 득점까지 터뜨렸다. 티아고가 한 경기에서 두 골 이상 넣은 건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2023년 8월 대전 시절 이후 처음이다.
전북은 2009년부터 2021년까지 13시즌 만에 K리그1 최다 우승(9회)을 이룬 명문 팀이다. 2022년 2위, 2023년 4위로 순위가 점점 떨어지더니 지난해 10위로 1부 리그 잔류 경쟁까지 하는 처지에 몰렸다. 특히 지난 시즌 49골(7위)을 넣는 동안 리그에서 가장 많은 59실점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완전히 구겼다.
올 시즌 지휘봉을 잡은 포옛 감독은 포백 중심의 수비 라인부터 정비했다. 수비 안정화를 이룬 뒤에는 공격에 무게를 실었다. 멀티 플레이어 자원인 박진섭을 센터백이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리고, 공수 능력을 겸비한 김진규와 강상윤을 좌우 허리에 배치했다. 수비에서 공격 진영으로 보내는 긴 패스는 왕성한 활동량과 스피드를 겸비한 전진우의 슈팅으로 꾸준히 연결되고 있다. 전북은 최근 3경기 동안 무려 10골을 뽑아냈다. 올 시즌 총 30골로 K리그1 12개 구단 중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