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예수님과 함께라면” K전도 캠페인, 미국을 복음으로 물들인다

입력 2025-06-17 03:16
복음의전함이 현재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내걸고 있는 복음광고판이다.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게시했다. ‘예수님과 함께라면 괜찮다’고 전한다. 복음의전함 제공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장에서 길거리 전도를 펼치던 한국인들에게 두 명의 무슬림 청년이 다가왔다. 이 청년들은 한국인들이 입고 있던 티셔츠에 새겨진 “It’s Okay! with Jesus”(잇츠 오케이! 위드 지저스·괜찮아! 예수님과 함께라면) 문구가 신기한 듯 바라봤다. 청년들은 “오늘이 무슨 특별한 날인가”라며 “여러분이 똑같이 입고 있는 이 티셔츠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등을 물었다. 이에 한국인 성도들은 길거리 전도 취지를 소개하며 복음을 전했다. 무슬림 청년들은 기도를 해주겠다는 한국인들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들은 그 자리에서 같이 손을 잡고 함께 기도했다. 기도가 끝난 후 한국인들이 “It’s Okay! with Jesus”라고 적힌 티셔츠를 선물하자, 무슬림 청년들은 밝은 미소로 티셔츠를 받아 들었다.

사단법인 복음의전함(고정민 이사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장에서 펼친 대규모 전도 캠페인 ‘뉴욕 타임스스퀘어 연합거리전도’ 모습이다. 이날 캠페인에는 미 전역 한인교회 등 30여 곳이 동참했다. 워싱턴DC 뉴욕 뉴저지 메릴랜드 등 미 동부 지역 교회를 비롯해 서부 샌프란시스코와 저 멀리 한국에서도 참여했다. 애초 예상한 인원을 뛰어넘어 2500여명이 참가했다.

고정민 이사장이 지난 4월 뉴욕 아름다운교회에서 블레싱USA 캠페인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복음의전함 제공

고정민 이사장은 15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한국인 성도들과 무슬림 청년들이 함께 손을 잡고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며 영접 기도를 하는 모습은 보는 모든 이로 하여금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리게 하기 충분했다”며 “이날 거리 전도 중에는 이처럼 아주 특별한 복음 전파의 순간이 종종 포착돼 전도에 참여한 성도들의 마음을 더욱 뜨겁게 했다”고 소개했다.

한때 기독교 복음의 중심지이자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로 선교사를 파송했던 미국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교회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문을 닫은 미국교회의 수가 4500여개로 파악된다.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 수도 점차 줄고 있다.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로 붐비는 타임스스퀘어 광장에는 이날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하지만 2500여명 성도들은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밝은 미소와 함께 복음을 전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이들 모두의 가슴에 새겨진 “It’s Okay! with Jesus”라는 복음 메시지가 선명하게 빛을 냈다. 다른 말은 없었다. 예수 그리스도만 내세웠다. 복음의전함 복음광고는 공격적이지 않은 전도 문구, 괜찮다는 표현을 담았다. 사람들의 반감을 누그러뜨리고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참석자들은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장으로 이동하며 찬양을 불렀다. 복음의전함 제공

연합거리전도 캠페인에 참여한 성도들은 거리 전도에 앞서 타임스스퀘어 광장 내 일명 빨강계단으로 불리는 파더 더피 스퀘어에 모여 ‘어메이징 그레이스’ ‘위대하신 주’ 등의 찬양을 한목소리로 불렀다. 반주 없이 목소리로만 불린 찬양은 인파를 타고 타임스스퀘어 광장 전체를 울리며 은혜를 전했다. 이후 참석자들은 전도의 시작을 알리는 단체 사진을 함께 촬영한 후, 각자 4개 구역으로 나뉘어 맨해튼 거리 일대를 거닐며 전도에 나섰다.

복음의전함은 “It’s Okay! with Jesus”라는 문구가 인쇄된 전도지만 10만장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같은 메시지의 티셔츠를 입은 참가자 2500여명이 맨해튼 거리를 누비는 장면은 장관이었다. 이날 거리 전도에는 찬양과 K팝 공연, 버스킹 등 다채로운 볼거리와 다양한 문화 공연도 이어져 길을 오가는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참가자들 또한 인증샷 이벤트에 참여하며 캠페인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우남덕 새중앙교회 집사는 이 연합거리전도 캠페인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서 2박 3일의 일정으로 미국을 찾았다. 우 집사는 “한국에 살고 있지만, 오늘 이 거리 전도를 통해 미국 동부의 영적인 지형이 바뀌고 맨해튼을 중심으로 영적인 각성이 일어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유성열 뉴욕센트럴교회 장로는 아내 손을 잡고 함께 캠페인에 참여했다. 유 장로는 “뉴욕과 뉴저지뿐 아니라 미국 전국에 있는, 하나님을 잘 믿는 우리 성도들이 이렇게 함께 모여서 한목소리로 전도할 기회가 있어서 너무 좋고 힘이 난다”며 “이방인으로서가 아니라 예수님 안에서 주도적인 민족으로서 예수님의 복음을 외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나일임 퀸즈한인교회 권사는 “약 10년 전에도 복음의전함이 진행했던 타임스스퀘어 복음광고 현장에서 전도했던 기억이 난다”며 “그때도 좋았지만, 더 많은 교회와 성도들이 모이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해왔는데 오늘 이렇게 수천명의 성도가 모인 것을 보고, 정말 성령의 바람이 복음의전함 팀을 통해서 이렇게 전해진 것 같아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나 권사의 말처럼 복음의전함은 2016년에도 같은 곳에서 거리 전도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나 올해는 미국 서부와 동부, 그리고 남부에 이르기까지 더욱더 많은 미국 내 한인교회와 연합해 미국 전역을 복음으로 물들이자는 캠페인을 새롭게 시작했다. 이른바 ‘블레싱USA 캠페인’이다. 이번 연합거리전도 역시 블레싱USA 캠페인의 하나로 진행됐다.

복음의전함은 블레싱USA 캠페인을 지난해 1월부터 진행했다. 캠페인은 200만명의 재미교포와 미국 전역에 복음을 전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복음의전함은 앞서 한국에서 사용한 온라인 전도플랫폼 ‘들어볼까’와 ‘복음명함’을 미국에서도 활용했다. 복음의전함이 제작한 한국판 들어볼까에는 비그리스도인을 위한 여러 유명인의 간증 영상과 한국의 유명 목회자들의 쉬운 기독교 교리 설명을 담은 200여 개의 동영상 콘텐츠가 올라와 있다. 복음의전함은 블레싱USA 캠페인을 위해 들어볼까 콘텐츠를 번역해 영문판으로 만들었다. 계속해서 해외 한인교회 및 현지 유명인들과 협업하며 전 세계 15개 언어로 복음 콘텐츠를 제작해 전파할 계획도 갖고 있다.

복음명함은 일반 명함처럼 전도에 나선 이의 이름과 소속 교회를 비롯해 들어볼까로 접속할 수 있는 큐알(QR)코드가 새겨진 복음의전함의 전도 도구이다. 복음의전함은 현재 2만명의 재미동포 성도가 각각 복음명함을 100장씩 제작해 교포 200만명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이 같은 운동이 미국 전역으로 퍼져 미주 지역의 복음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복음의전함은 특히 뉴욕 맨해튼 7번 애비뉴와 49번 스트리트 교차로에 “It’s Okay! with Jesus”라는 카피로 올해 새롭게 제작한 복음광고판을 내걸며 거리를 지나는 세계인에게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복음의전함은 이 복음광고에서 들어볼까의 영문판인 ‘shall we listen’(셸 위 리슨)에 접속하도록 이끈다.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해 더 직접적이고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달하려는 의도다. 지난 2월부터 내걸린 이 복음광고는 내년 1월까지 11개월 동안 이어진다. 고 이사장은 “타임스스퀘어를 방문하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미국 내 여러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들과 한국의 많은 교회가 한마음으로 동역한 결실이자 도전의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고 이사장은 “10년 전 세상의 모든 광고가 모이는 타임스스퀘어에 ‘예수님 광고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예수님을 알리는 광고를 게재했다”며 “10년이 흐른 지금 여전히 타임스스퀘어에는 예수님을 알리는 광고를 찾아볼 수 없어 다시 한번 더 타임스스퀘어에 예수님을 알리는 광고를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타임스스퀘어를 지나는 수많은 영혼이 예수님을 만날 수 있도록 사역에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면서 “전 세계인에게 복음이 전해지는 은혜와 축복의 시간에 많은 성도께서 하나님의 귀한 통로가 되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미국 버지니아 와싱톤중앙장로교회에서 열린 블레싱USA 캠페인 워십시리즈 집회 모습. 복음의전함 제공

복음의전함은 지난해 1월부터 석달 동안 미국 서부를 중심으로 약 25개의 교회에서 ‘블레싱USA 캠페인 서부지역 워십시리즈’를 연속해서 진행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교회 성도들과 함께 찬양 예배를 드리며 마음을 모으는 자리였다. 또 지난 3월부터 오는 7월까지 약 5개월 동안 워싱턴DC와 메릴랜드, 뉴욕, 뉴저지, 애틀랜타와 댈러스까지 미국 동부와 남부를 중심으로 약 37개 교회에서 ‘블레싱USA 캠페인 동부지역 워십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2년여에 걸쳐 미국 전역을 복음으로 물들이는 특별한 릴레이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일은 복음의전함이 한국에서 먼저 ‘블레싱대한민국 캠페인’을 펼치며 전국 교회의 동참을 이끈 경험이 있어서 가능했다. 블레싱대한민국 캠페인에는 30여개 지역, 6000여개의 교회와 단체가 동참해 국내 곳곳에서 복음을 전했다. 캠페인을 앞두고 2023년 2월부터 전개된 ‘블레싱대한민국 캠페인 워십시리즈 1, 2’ 예배에도 전국 42개 교회와 단체가 참여해 캠페인의 성공을 이끄는 마중물로 작용했다. 그리고 이는 블레싱USA 캠페인의 모태가 됐다.

복음의전함 연합거리전도 참석자들이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팔라디움 타임스스퀘어 공연장에서 손을 들어 기도하고 있다. 복음의전함 제공

고 이사장은 연합거리전도 캠페인을 시작하기에 앞서 팔라디움 타임스스퀘어 공연장에서 진행한 기도회에서 이 캠페인의 운동성을 한층 더 끌어올릴 뜻을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올해 8월 17일로 예정된 이번 타임스스퀘어 복음광고의 게시 기간을 내년 1월 4일로 연장하기로 믿음으로 결단합니다. 타임스스퀘어 복음광고를 위해 동역해주십시오.”

기도회 현장에 참석한 한국과 미국의 목회자들과 성도들은 다 함께 박수와 환호로 화답하며 마음을 모았다. 마크 최 뉴저지온누리교회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기도회는 김재열 뉴욕센트럴교회 목사가 대표로 기도했고, 박성민 한국대학생선교회(CCC) 대표가 말씀을 전했다. 허연행 프라미스교회 목사가 축도로 마무리했다.

복음의전함은 이번 연합거리전도 캠페인을 계기로 미 애틀랜타와 댈러스 지역으로 미주 복음화를 위한 여정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에는 일본의 복음화를 위한 ‘블레싱재팬 캠페인’도 펼쳐나갈 계획이다. 한국과 일본 교회, 성도들의 동역을 이끌어 일본 전역을 복음으로 물들이겠다는 취지다.

고 이사장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복음이 절실한 이때 블레싱USA 캠페인이 미국과 전 세계에 복음의 행복을 전하는 글로벌 캠페인의 초석이 되어줄 것이라 기대한다”며 “나로부터 내 주변이, 나아가 온 세상이 복음으로 더 행복해질 수 있도록 미주 한인교회와 교인, 한국교회가 복음을 위해 함께 일어나 줄 것을 소망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전 세계 열방을 향한 복음 전파의 릴레이가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또 계속해서 추진될 이른바 ‘블레싱월드 캠페인’에도 많은 교회와 성도들의 동역과 기도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