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진 심장혈관을 넓히기 위해 스텐트 시술을 받고서 1년 내에 암에 걸리면 수술은 언제 해야 할까. 기존에는 스텐트 시술 직후 출혈 위험이 커서 최소 6개월에서 1년 뒤로 미루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암 초기이고 출혈 관리가 가능하다면 한 달 이내에 빠르게 수술받는 것이 암 재발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김홍관·이정희·최기홍·강단비 교수)은 스텐트 시술 환자의 암 수술 시점에 따른 예후 차이를 분석한 연구 논문을 미국심장학회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8~2018년 스텐트 시술 후 암 수술을 받은 환자 3621명 대상으로 스텐트 시술 1년 내 암을 진단받고 1개월 안에 수술받은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로 나눠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1개월 이내 수술한 환자들의 암 재발율이 30% 더 낮았다. 더구나 스텐트 시술 후 수술까지 평균 5개월이 걸렸는데, 기존 가이드라인이 정한 6개월보다 시점이 일렀지만 출혈이나 심근경색 같은 합병증의 유의미한 증가가 없었다.
연구팀은 그럼에도 조기 수술이 필요한 경우 내과와 외과, 혈액종양내과 등 관련 전문의가 참여하는 다학제 접근을 통해 신중하게 가려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강단비 교수는 16일 “스텐트 시술 환자가 대개 고령인 점을 고려하면 암에 대한 부담을 덜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홍관 교수는 “암 수술을 지연할 경우 병기가 진행돼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예후가 나빠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면서 “암 치료와 심혈관계 안전성 사이의 균형을 위한 환자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다학제 협진을 통해 최적의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