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퀴어축제 No”… 시청역 일대 30만명의 외침

입력 2025-06-16 03:02

“결혼은 남자와 여자의 결합입니다. 동성결혼 NO.” “동성애 STOP, 에이즈 치료비용 국민 부담.” “다수 국민 역차별, 포괄적 차별금지법 결사반대.”

14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시청역 일대. 흰 옷차림의 남녀노소가 동성애 퀴어행사와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팻말을 들고 30도 안팎의 불볕더위로 뜨겁게 달아오른 아스팔트 도로에 집결했다(사진). 흰 티셔츠 안엔 파도를 막는 테트라포드 그림과 거룩한 대한민국(Holy Korea)을 새긴 파란 글귀가 들어가 있었다. 참가자들로 이어진 대열은 시청역 2번 출구를 시작으로 광화문역 5번 출구까지 450여m에 펼쳐졌다. 행렬 중간중간엔 “동성애 퀴어축제 거룩한방파제로 막아내자” “순교로 세워진 대한민국 거룩한 방파제로 지켜내자”는 깃발이 걸려 있었다.

‘통합국민대회 거룩한방파제(대회장 오정호 목사)’가 주최한 대회엔 주최측 추산 30만명(경찰 추산 1만5000명)이 참석했다.

대회장 오정호 목사는 '모든 민족을 제자 삼는 대한민국 교회로 서라'(마 28:18~20)를 주제로 설교했다. 오 목사는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 말씀하신 주님을 따라 거룩한 교회의 본분을 회복할 때 대한민국 교회의 미래가 있다"며 "교회는 자기성찰을 통해 자정 능력을 회복하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않도록 거룩한 방파제로 일어서자"고 요청했다.

이날 집회는 같은 날 을지로 일대에서 진행된 2025 서울퀴어퍼레이드에 반대하기 위해 열렸다. 인도엔 교계 부스 40여곳이 줄지어 있었고, 행사장에 자리를 잡지 못한 참석자들은 인근 돌담길과 버스정류장 밑에서 자리를 지켰다. 2015년 처음 시작된 행사는 올해 제11차로 진행됐다.

1~5살 세 남매를 데리고 현장에 온 신태진(40)씨는 "이번이 네 번째 참석"이라며 "가정과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매년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집회에 참석하다 보면 시민들에게 '기독교인들이 민폐를 끼친다'는 지적도 듣는다"면서도 "행인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한 마음이 있지만 거룩한방파제 행사는 기독교인들의 이익만을 위한 집회가 아니다. 표현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를 위해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거룩한방파제 준비위원회는 서울퀴어조직위원회에 행사를 중단·철회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거룩한방파제 준비위는 "퀴어행사엔 동성애를 옹호하기 위한 선정적인 공연과 상품이 가득하다. 어린 자녀뿐만 아니라 성인도 보기 어려운 내용이 적지 않기에 퀴어행사에 반대한다"며 "국민의 건강과 가정을 무너뜨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시도와 퀴어행사를 멈출 때까지 통합국민대회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글·사진=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