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차금법 등 악법에 레드카드… 영적·도덕적 방어선 구축

입력 2025-06-16 03:09
홍호수 거룩한방파제 사무총장이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청소년과 교회를 유혹하는 요소들에 대한 영적 도덕적 방파제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거룩한방파제(사무총장 홍호수 목사)가 최근 진행된 ‘2025 국민미션어워드’에서 다음세대 부문을 수상했다.

거룩한방파제라는 이름은 해안가와 항구를 보호하는 방파제에서 착안했다. 청소년과 교회를 유혹하는 요소들에 영적·도덕적 방어선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다.

홍호수 목사는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성 혁명’의 태풍과 쓰나미로 몸살을 앓는 대한민국 사회와 교회를 지키기 위한 거룩한방파제의 사역과 비전을 진솔하게 나눴다. 홍 목사는 “방파제가 세워져 있어야 큰 풍랑과 태풍이 불어올 때 배와 마을이 보호받는 것처럼, 거룩한 방파제가 있어야 동성애 확산과 악법이 사회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세대를 영적 유혹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핵심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거룩한방파제, 그 시작은

거룩한방파제의 시작은 2015년 시청광장에서 열린 동성애자들의 ‘퀴어행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열린 퀴어행사에선 성기 모양의 쿠키가 팔리는 등 사회적으로 큰 논란과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교단총무협의회장이었던 홍 목사는 교회가 방관할 것이 아니라 직접 나서야 한다는 신념으로 교단 총무 등과 회의하며 동성애 반대 활동을 위한 결의를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시민단체와 교회, 연합단체가 하나 된 ‘거룩한방파제통합국민대회(구 동성애퀴어축제 반대 국민대회)가 열렸다. 그렇게 시작한 대회는 올해로 11회째를 맞는다.

국민대회는 매년 서울광장 등에서 열려온 퀴어행사에 대항해 시작됐다. 이후 포괄적차별금지법(차금법), 성혁명 교육과정,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학생인권조례, 아동기본법안, 생활동반자법 등 다양한 악법 반대를 위한 한국교회 성도와 국민의 연합 행사로 자리 잡았다.

전국에 세워진 거룩한방파제

국민대회가 연례행사로 국한돼서는 안 된다고 느낀 홍 목사는 2년 전 전국 목회자와 성도들을 깨우기 위해 국토순례를 기획했다. 전국 각 지역을 직접 걸으며 차금법의 문제점 등을 알렸고, 지역 교회와 목회자를 찾아 함께 예배도 드렸다. 나아가 지역 교회와 거룩한방파제 참여 교회로 협약도 맺었다. 국토순례는 지금까지 6차례 진행됐다.

홍 목사는 “처음에는 계획도 없이 부산에서 서울까지 걷자며 무모하게 시작했다”며 “그런데 걸으면서 하나님이 주신 감동과 마음을 확인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하나님께서 자연스럽게 각 지역 교회와 목회자를 연결해주셨고 성도들의 마음을 열어주셨다”고 덧붙였다.

오는 9월엔 7차 국토순례가 예정돼 있다. 홍 목사는 “국토의 동서남북과 제주도까지 다 돌았다”며 “지금 돌이켜보면 어떻게 그 많은 거리를 걸었나 싶기도 하지만,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하나님께서 함께 해주셨기에 가능했던 여정이었다”고 고백했다.

거룩한방파제의 핵심은 지역 교회 연합회와 성도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있다. 홍 목사는 “지역마다 거룩한 방파제를 세우고 그 지역의 목회자와 성도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며 동성애로부터 교회를 지키겠노라고 선포하는 것이 골자”라고 했다.

지역 교회들은 국토순례단과 함께 지역 내 상징적인 장소에서 예배를 드리고, 차금법 반대 메시지가 담긴 선포식을 진행한다. 주기적으로 기도 제목과 정보도 나눈다. 홍 목사는 “이 과정에서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보이지 않는 거룩한 영적 테트라포드가 되어 달라고 당부한다”며 “교회를 지키는 것은 몇몇 유명인이 아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는 목회자와 성도들이며, 그들의 기도와 헌신 때문에 가능했다”고 역설했다. 테트라포드는 방파제의 밑을 지지하는 콘크리트 블록이다.

해외로 뻗어 나가는 反차금법 물결

홍 목사는 전국 281개 시군구에 ‘거룩한 방파제’를 세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삼천리 방방곡곡에 거룩한 방파제를 세우는 게 우리의 목표이다”며 “대한민국은 하나님께서 특별히 선택하신 나라다. 전국 8~9개 지역에서 퀴어행사가 열리지만 거룩한방파제는 이를 한참 뛰어넘는다”고 했다. 실제로 전국에 세워진 거룩한방파제는 75곳이 넘는다.

거룩한방파제는 국내를 넘어 국외에도 이러한 정신을 전파하고자 해외 국토순례도 계획하고 있다. 홍 목사는 “일본 등 해외 선교사들이 교회가 한국의 거룩한 방파제 역할을 하는 것에 큰 관심을 보인다”며 “길을 걸으며 하는 기도를 통해 해외의 무너진 기독교와 교회를 다시 일으키는 것이 거룩한방파제의 사명이다”고 말했다.

홍 목사는 “국민대회는 단순한 반대 집회가 아닌 교회와 성도, 시민들이 하나 돼 사회의 악법과 도전에 맞서는 영적 선포의 장”이라며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거룩한 방파제를 세우고 무너진 기독교와 교회를 다시 일으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