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국정상황실장에 송기호… 민변 출신 국제통상 전문가

입력 2025-06-13 18:59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3월 30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당시 후보였던 송기호 신임 국정상황실장과 지원 유세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송기호 통상 전문 변호사가 대통령실 신임 국정상황실장에 임명됐다. 국정상황실장은 대통령 최측근이 맡아왔다는 점에서 송 변호사 임명은 파격적이란 평가다.

송 실장은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안보경제 긴급 점검 회의에 처음 참석했다. 국정상황실장은 국가정보원·경찰·각 부처 등에서 올라온 정보를 취합해 대통령에 보고하고, 국정 전반을 보조하며, 비상 상황에 대응한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송 실장을 향해 “오늘부터 발령 나셨냐, 잘 부탁드린다. 상당히 ‘노가다’(막일꾼) 자리”라고 격려했다.

국제통상 전문가인 송 실장 임명은 최근 대미 관세 협상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최우선 현안인 상황을 고려한 인사로 해석된다. 송 실장의 섬세한 일 처리 능력도 합격점을 받았단 평가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송 실장은 통상 전문가인 데다, 여러 업무를 취합하고 조율하는 섬세함과 성실함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송 실장은 전남 고흥 출신으로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1998년 사법시험에 합격, 민변 국제통상위원장으로 활동했다. 2017년부터는 더불어민주당 험지인 서울 송파을 지역위원장을 맡았고, 22대 총선에 출마해 42.79% 득표율로 낙선했다. 최근엔 당 ‘트럼프 행정부 관세정책 대응을 위한 통상안보 태스크포스(TF)’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차명 보유 의혹 등으로 논란이 된 오광수 민정수석의 사표를 이날 수리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오 수석이 어젯밤 이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며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두루 감안해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정부 출범 뒤 고위직 인사가 물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의 사표 수리는 오는 15~17일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전 정권 차원의 악재를 미리 차단한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검찰·사법 개혁을 추진할 인사가 낙마했단 점에서 정부 핵심 과제 추진 동력이 초반부터 상실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