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저는 오랜 시간 이혼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잘살아 보려고 노력했지만 결혼생활이 너무 힘들기만 합니다. 아무래도 이혼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그 결정도 참 어렵습니다.
A : 결혼생활을 유지해 보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하시니, 그 전제로 말씀드립니다.
이혼은 결혼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요즘은 이혼을 쉽게 한다고들 말하지만 실제로 이혼하는 분들의 대다수는 쉽게 결정하지 않습니다. 결혼은 무의식적 감정이 이끄는 경우가 많지만 이혼은 깊이 생각하고 의식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일이라 더욱 힘이 듭니다. 자녀, 재정, 연관된 가족과 지인 관계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매우 복잡하며, 신앙 공동체 내에서라면 그 부담은 더 커집니다.
물론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막 10:9) 하지만 하나님은 이혼당하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혼증서를 써주기도 하신 분이십니다.(마 5:31) 이혼으로 상처받고 힘들어 할 당사자들과 가족을 생각하면 이혼이 하나님 기뻐하시는 일은 아니겠지만 이혼하고 하지 않고의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나님을 진심으로 경외하며 온 맘으로 사랑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혼은 단순히 배우자와의 분리 그 이상입니다. 이혼도 잘 살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혼을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더 깊어지고, 연약함 속에 하나님의 사랑을 더 체험하는 영적 여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혼을 어떻게 하느냐’입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을 진심으로 분별하는 기도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혼은 생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기도로 분별돼야 합니다. 그래야 결혼보다 힘든 이혼의 시간을 신앙의 힘으로 견딜 수 있습니다.
이혼하면 가장 힘든 건 당사자와 가족입니다. 교회공동체는 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짐을 지며 위로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갈 6:2)
정푸름 치유상담대학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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