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빙그레 해외사업총괄에 박정환 사장… 글로벌 공략 속도

입력 2025-06-13 02:14

빙그레가 최근 해외사업 조직을 통합하고 박정환 사장을 총괄 자리에 전진 배치했다. 내수 경제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국내에서 돌파구를 찾기 어려워지자 글로벌 시장 공략에 힘을 싣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2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빙그레는 최근 직제 개편을 통해 해외 수출입 관련 조직을 통합하고 신공장 추진 단장을 맡고 있는 박 사장을 해외사업총괄 자리에 앉혔다. 빙그레에서 해외사업 부문에 임원급 인사가 배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사장은 2016년 3월부터 빙그레 이사회에 소속돼 구매 담당 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핵심 직책을 두루 거쳤다.

빙그레는 이번 직제 개편을 통해 업무 효율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사업 창구가 일원화하면서 여러 절차가 간소화돼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시너지 효과가 날 전망이다. 박 사장을 중심으로 의사 결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

빙그레는 해외 공략이 더이상 선택의 영역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올해 1분기 빙그레 실적은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3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6.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3085억원으로 2.5%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16억원으로 36.8% 감소했다. 반면 빙그레의 연간 해외 매출액은 2020년 9075억원에서 지난해 1조2587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2020년 7.8%였던 해외 매출 비중도 점차 늘어 지난해 12.2%를 기록했다.

빙그레는 국가별 해외법인을 거점으로 사업을 적극 전개할 계획이다. 현재는 미국, 중국, 베트남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고 30여개국에서 수출하고 있다. 메로나, 붕어싸만코, 바나나맛 우유 등이 수출 주력 상품이다. 빙그레는 수출 국가를 늘리는 동시에 각국 아시안 마트와 현지 주요 유통 채널 입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식품업계는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는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수만 믿고 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 현지화 전략과 공격적인 판로 개척을 통해 살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