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사활 건 메타… 신기술 개발·초지능 연구소 추진

입력 2025-06-13 00:52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인공지능(AI) 사업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동안 메타는 거대언어모델(LLM) 기술 개발에 집중해왔다면, 최근 들어 A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 방면의 시도에 나서는 모습이다.

메타는 물리 법칙을 이해할 수 있는 AI 모델 ‘브이-제파(V-JEPA) 2’를 개발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메타는 브이-제파 2와 관련해 “물리적 세계에 대한 시각적 이해와 예측에서 최고 수준에 성능을 보여주는 ‘월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인간은 공을 던지면 중력에 의해 땅으로 떨어진다는 것을 안다. 복잡한 거리를 걸을 때는 사람이나 물체와 부딪히지 않기 위해 피할 수 있다. 이를 ‘물리적 직관’이라 한다. 생성형 AI는 언어나 이미지 분석 능력은 뛰어나지만, 이 분야에서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업계와 학계에서는 로봇에 탑재되는 AI에 물리적 직관을 학습시키는 것을 기술 개발의 난제 중 하나로 꼽는다.

메타는 “브이-제파 2는 로봇이 낯선 물체나 환경과 상호작용해 임무를 완수하도록 하는 행동 예측, 모형화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모델이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등 스스로 움직이는 기기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브이-제파 2는 100만 시간 이상의 영상 데이터를 학습했다고 메타는 설명했다.

메타는 또 인간 뇌의 능력을 뛰어넘는 ‘초지능’ AI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 라벨링 스타트업 스케일AI의 알렉산더 왕 최고경영자(CEO)도 연구소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메타는 스케일AI의 지분 49%를 148억 달러(약 20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이 보도했다. 메타는 구글, 오픈AI 등 경쟁사의 연구원 영입도 시도 중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메타는 최근 AI 기술 분야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지난 4월 공개한 LLM ‘라마4’는 시장에서 큰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메타는 플래그십(주력 제품) AI 모델 ‘베헤모스’ 출시 시점을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연기하기도 했다.

메타의 AI 사업 강화는 경쟁사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한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구글, 오픈AI 등 다른 빅테크들도 AI 개발에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구글은 AI 제품 개발을 총괄하는 직책 ‘최고 AI 설계자’를 신설하고, 코레이 카부크추오글루 구글 딥마인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임명했다고 이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