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과 대화 시도 인정… 북, 응할지는 미지수

입력 2025-06-12 18:59 수정 2025-06-12 19:07
국민일보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려고 한 정황이 처음 포착됐다. 트럼프 집권 1기에 진행됐던 북·미 대화가 복원될 가능성이 주목되는 가운데 광물 협정이 북·미 대화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보내는 친서 수령을 북한이 여러 차례 거부했다는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 보도와 관련해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서신 교환에 여전히 수용적(receptive)”이라며 “그는 첫 임기 때 싱가포르에서 이뤄진 진전을 (다시) 보길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친서를 전달하려고 했다는 보도를 백악관이 부인하지 않은 것이다.

트럼프는 집권 1기였던 2018년 싱가포르, 2019년 베트남 하노이와 판문점에서 세 차례 김정은과 만났다. 지난해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는 김정은과의 만남을 수차례 자랑했다.

레빗 대변인은 “특정한 서신 교환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답하도록 남겨두겠다”고 덧붙여 향후 김정은 친서와 관련한 트럼프의 발표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김정은과 대화를 재개하려는 것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가자지구 전쟁 등에서 별다른 결과를 내지 못하자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자신의 외교적 성과를 만들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등을 통해 러시아와 동맹에 준하는 관계를 형성한 북한으로선 북·미 대화가 이전보다 절실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이재명정부 출범에 따른 한국의 대북 정책 변화 등으로 북·미 대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조엘 위트는 이날 ‘김정은은 트럼프를 위한 크고 아름다운 거래를 할 수도 있다’는 제목의 폴리티코 기고문에서 미국과 북한의 광물 협정을 제안했다. 위트는 “우크라이나와 광물 협정을 체결한 미국의 다음 차례는 북한이 돼야 한다”며 “대규모 희토류 매장지인 북한과의 협정은 미국에 필수 광물을 공급하는 것 외에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증가를 막고 지역 분쟁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희토류 확보에 힘쓰고 있고, 한국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진 점을 들어 “트럼프는 첫 임기 당시 김정은과의 브로맨스를 재점화하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고 진단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