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예약→결제’ 한번에… 네이버, ‘통합 AI비서’ 선보인다

입력 2025-06-13 00:51

네이버가 내년 인공지능 에이전트(AI 비서) 기반의 신규 검색 서비스를 선보인다. AI가 사용자의 검색 맥락을 파악해 일정 수립부터 예약·구매·결제까지 한 번에 이뤄지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AI가 큐레이션(선별)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 기존 검색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세계 검색 시장 1위 기업인 구글 역시 북미 지역에서 AI 요약 결과를 가장 앞서 배치하기 시작하는 등 검색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네이버는 12일 서울 강남 D2SF 사옥에서 연 미디어브리핑에서 AI가 종합한 정보를 제공하는 ‘AI 브리핑’ 기능을 대폭 강화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전체 검색어의 3%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던 것을 연내 20% 수준으로 확대한다. 질병관리청 등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을 출처로 한 건강 정보, 네이버 카페 이용자 후기 기반의 맞춤형 제품 추천 등 생활 밀접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소비자들에게 제품·서비스 추천부터 예약, 구매, 결제까지 한 번에 안내하는 대화형 에이전트인 ‘AI 탭’도 내년에 선보인다. AI 탭에 ‘5살 아이와 제주도 갈 만한 곳 추천해줘’라고 입력하면 네이버의 플레이스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저장·예약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정을 추천한다. 여행 코스를 요청하면 네이버 지도 상에서 최적의 동선을 안내하며 대체 장소까지 제안한다.

네이버 등이 새로운 검색 방식을 도입한 이유는 AI 기반 검색 업체들의 성장으로 기존 포털 점유율 하락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의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검색 점유율은 89.66%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90%선 아래로 떨어졌다. 국내에서도 챗GPT를 자주 검색에 사용한다는 응답이 14.4%에 달하는 등 AI 활용 검색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포털에서 AI 검색 노출도를 우선시할 경우 블로그, 기사, 자체 사이트 등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이들에게는 타격이 예상된다. 자신이 만든 정보가 AI의 선택을 받지 못하거나 사용자들이 AI의 요약 정보만 읽고 실제 정보가 위치한 사이트에는 접속하지 않을 경우 급격한 조회수의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검색이 활발한 미국에서는 이미 이러한 기류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중이다. 네이버는 조회수 감소 대책으로 AI 브리핑에 콘텐츠로 이동할 수 있는 링크를 배치하고 자주 인용된 콘텐츠에는 인증 배지를 달아 접속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