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 급증하고 있는 야생 너구리 관리를 위해 서식처와 분포 현황 등을 분석한 생태 지도가 제작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수도권 너구리 생태 현황 지도’를 제작해 하반기에 지방자치단체 등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생태 지도에는 지역별 개체군 분포, 핵심 서식처, 이동 경로, 질병 발생 현황 등이 담긴다.
너구리는 잡식성이고 환경 적응력이 강한 동물이다. 본래 도시와 산림의 경계에서 서식하지만 도시 개발로 서식지를 뺏기면서 도심으로 유입되는 개체가 늘고 있다. 서울시 야생동물구조센터에 구조된 너구리는 2018년 49마리에서 지난해 117마리로 증가했다.
자원관 조사 결과 수도권 야생 너구리는 ‘인천과 서울 서부·경기 남서부 등 인접지’ ‘서울 강서·양천·구로’ ‘그 외 경기 북부’ 등 3개 지역에 분리된 개체군을 형성하고 있다. 자원관 측은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와 서부간선도로에 의해 서식지가 단절된 상태에서 번식을 거듭하면서 유전적으로 미세한 차이를 보이는 3개 개체군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너구리가 광견병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을 옮길 수 있다는 점이다. 너구리는 겁이 많아서 사람과 장시간 직접적으로 접촉할 가능성은 작지만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반려동물이 너구리에게 물리거나 몸을 비비는 식으로 접촉해 질병에 걸릴 경우 사람도 연달아 감염될 수 있다.
자원관 관계자는 “도시에서 야생동물로 인한 갈등이 빈번해지는 만큼 과학적 생태정보에 따른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며 “생태 지도는 지자체 등에서 너구리와의 공존을 위한 적절한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