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사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대통령과 최측근으로 밀착하던 두 사람은 최근 크게 갈등하며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았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머스크의 성명을 인지했으며 이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 국민의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머스크는 엑스에 “지난주 트럼프에 대해 작성한 글들을 후회한다. 그것은 지나쳤다”고 사과하는 글을 올렸다.
레빗 대변인은 또 트럼프가 대립 과정에서 머스크의 사업 관련 연방정부 계약을 해지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관해 “어떤 것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도 이날 뉴욕포스트와의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사과에 관한 질문에 “그가 그렇게 행동한 것을 매우 좋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자신이 추진하는 감세 법안을 “역겹고 혐오스럽다”고 비난한 머스크의 엑스 글에 대해선 “조금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인터뷰와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 즉각 사과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취해 머스크와의 극단적 대립을 봉합했다. ABC방송은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사과를 앞둔 지난 9일 트럼프와 통화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지난 1월 트럼프 집권 2기 출범과 동시에 ‘특별공무원’ 신분으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포함한 행정부 요인들과 갈등을 빚었지만 트럼프는 번번이 머스크를 두둔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지난달 특별공무원 임기를 마친 뒤부터 트럼프와 엇박자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5일 엑스에서 트럼프의 감세 법안을 맹비난한 데 이어 성범죄자로 옥중 사망한 제프리 앱스타인과 트럼프의 연루설까지 제기했다. 또 ‘트럼프 탄핵’ 주장에 동조하고 신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는 “그와 관계가 끝났다”며 관계 단절을 선언했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