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기억함의 용기

입력 2025-06-13 03:07

수용자에 대한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그 가족, 특히 자녀에겐 낙인의 그림자가 짙다. ‘기억함의 용기’는 어두운 그늘 아래 자란 수용자 자녀 10명이 써 내려간 치유의 기록이다. 부모 수감 이후 ‘일상의 이탈자’가 되어야 했던 아이들은 이른 나이에 세상의 편견과 부딪히고 침묵을 배워야 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말한다. “그때도 내 인생이었다”고. 새까맣게 파고들어 보이지 않던 순간도, 모두 내 삶이었다는 성장기 아이들의 고백이 마음을 울린다. 책엔 자기 연민이 아닌, 자기 이해와 회복이 새겨져 있다. 그 여정은 우리가 외면해온 존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한다. 동시에 진정한 회복은 ‘기억함’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최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