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규제 전 막차타자… 전 금융권 5월 가계대출 6조 급증

입력 2025-06-12 00:10
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6조원 급증했다. 지난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주택 거래가 늘어난 영향이 반영된 데다 다음 달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행되기 전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 당국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금융회사의 주택담보대출 감독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가 11일 발표한 ‘5월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6조원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6조4000억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숫자로, 지난 4월 5조3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주담대가 5조6000억원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끌었다. 4월(4조8000억원)에 비해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반면 신용대출이 줄어들며 기타대출은 전월 1조2000억원 증가에서 8000억원 증가로 증가 폭이 꺾였다.

금융 당국은 토허제 해제로 불붙은 아파트 거래 증가 영향이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한다.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지난 1월 3만8000호에서 토허제가 해제된 2월 5만1000호로 뛰었다. 이후 3월 6만7000호, 4월 6만5000호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음 달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으로 한도가 줄어들기 전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린 것도 주담대 증가 폭 확대의 이유가 됐다.

대출 창구별로는 은행에서 가계대출 증가 폭이 컸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5조2000억원 증가했다. 정책대출 증가 폭은 지난달 1조8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줄었으나 주담대 증가 폭이 1조9000억원에서 2조5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제2금융권에서도 가계대출이 8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이 전월(5000억원) 대비 확대됐다. 상호금융권은 8000억원 증가해 전월(3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민철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차장은 “6월의 경우 분기 말 매·상각이 있어 기술적으로 가계대출 숫자가 높게 나오지 않을 수는 있다”면서도 “향후 가계대출은 당분간 주택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상당한 증가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융 당국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담대 취급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은행들은 투기 수요 등 부동산 시장으로 과도한 자금이 유입되어 과잉대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체적으로 철저하게 관리하고,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의 주담대 취급 과정에서 대출규제 우회 사례가 있는지 집중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한은의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8조원 증가했다. 은행들이 대기업 대상 영업을 확대하고 일부 대기업이 일시적인 운전자금을 조달하면서 대기업 대출이 5조4000억원 늘었다. 중소기업대출은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지난달 7조6000억원에서 2조6000억원으로 증가 폭이 축소됐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