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반 만에… ‘허니문 랠리’ 코스피 2900선 돌파

입력 2025-06-11 18:51
코스피가 3년 5개월 만에 2,900선을 넘어선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권현구 기자

코스피가 3년5개월 만에 2900선을 돌파했다. 이재명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로 새 정부 출범 후 6거래일 연속 상승한 끝에 2900 고지를 넘어섰다. 기업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도 코스피 전체 종목 기준 1배에 가까워지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3%(35.19포인트) 오른 2907.0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900선을 넘긴 것은 문재인정부 당시인 2022년 1월 14일(2921.92)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660억원, 2280억원을 순매수하며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외국인은 6거래일 연속으로 한국 주식을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는 3644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도 대부분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1.8%) SK하이닉스(+4.2%) 삼성바이오로직스(+0.29%) LG에너지솔루션(+1.39%) 등이 상승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3.31%)와 KB금융(-2.11%) HD현대중공업(-2.11%)은 차익실현 매물로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가 2900선을 돌파하면서 PBR도 1배에 바짝 다가섰다. 전날 종가 기준 12개월 후행(최근 12개월) PBR은 0.96배였다. 코스피 상승 행진은 이 대통령의 자본시장 활성화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거래소를 찾아 주가조작 엄단 방침을 밝혔다.

한국 증시를 뒷받침하는 수치도 긍정적이다. 이날 관세청이 발표한 수출 지표를 보면 미국발 관세 영향에도 지난 1~10일 수출액이 반도체(+22.0%) 자동차(+8.4%)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4% 늘었다. 미국과 중국의 2차 관세 협상이 합의로 마무리된 점도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을 낮췄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단기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은 경계해야겠지만 구조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