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100여 마리만 남아있는 멸종 위기 ‘뿔제비갈매기’(사진)의 유전체 정보를 국내 연구진이 완전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과 국립생태원은 뿔제비갈매기의 유전체 정보를 분석해 약 11억7000만개 규모의 염기서열을 염색체 단위로 확보했다고 11일 밝혔다.
유전체 분석은 생물종의 DNA에 기록돼있는 유전정보 전체를 모두 알아내 생태적·유전적 특성을 파악하는 작업이다. 분석 자료는 해당 종의 기초생물학 연구와 다양성 보전 연구에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뿔제비갈매기는 한국 중국 대만 등에 100여마리만 남아 있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국내에선 2022년 1급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됐다. 분석 결과 국내에 서식하는 뿔제비갈매기 개체군은 1만개 염기서열 중에서 5개 정도만 다를 정도로 유전다양성이 매우 낮았다. 연구진은 “국내 서식 개체들이 근친 번식으로 태어났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자원관과 생태원 측은 “이번 연구를 통해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뿔제비갈매기의 고품질 유전체를 확보했다”며 “체계적인 복원 및 보전 전략 수립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