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16 전투기, 알래스카서 훈련 중 사고… 조종사 비상탈출

입력 2025-06-11 18:44
한국 KF-16 전투기가 11일 미국 알래스카 아일슨 미군기지에서 연합훈련 중 파손되었다. 페이스북 캡처

한국 KF-16 전투기 1대가 미국 알래스카에서 훈련 중 조종사가 비상탈출하고 기체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군 전투기가 해외훈련 중 사고가 발생한 건 처음이다. 군은 사고 조사팀을 현지로 급파했다.

공군은 11일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 중인 KF-16 전투기 1대가 오전 9시2분쯤 미 공군 아일슨 기지에서 이륙 활주 중 비상탈출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해당 전투기는 2명이 앞뒤로 앉을 수 있는 복좌형 전투기로, 조종사 전원이 비상탈출했다. 이들은 가벼운 화상과 열상만 입었다. 사고 기체는 앞부분에 화재가 발생했고 부분 파손됐다. 현재 중심을 잃고 앞쪽으로 고꾸라진 형태로 활주로 옆 풀밭에 놓인 상태다.

이번 사고는 본 훈련에 앞서 현지 지형과 환경에 익숙해지기 위한 적응 비행을 준비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사고 경위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군은 조종사 과실보다는 기체 결함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은 사고 후 조사팀과 긴급정비팀 10여명을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 KC-330편으로 아일슨 기지에 급파했다. 공군 관계자는 “미 측과 긴밀한 협의하에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공군 KF-16 전투기, KC-330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등 항공기 11대와 장병 100여명이 파견됐다.

군용기 사고는 지난 3월 이후에만 5차례나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경북 포항에선 이착륙 훈련을 진행 중이던 P-3CK가 이륙 6분 만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추락, 장병 4명이 순직했다. 지난 3월 6일 공군 KF-16 전투기 2대는 한·미 연합훈련 중 민가에 MK-82 공대지 폭탄 8발을 투하하는 초유의 오폭 사고를 냈다. 11일 뒤인 지난 3월 17일 육군의 한 항공대대에선 착륙을 시도하던 대형 무인기 ‘헤론’이 멈춰 있던 다목적 국산 헬기 ‘수리온’을 들이박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4월 18일엔 공군 KA-1 공중통제공격기가 훈련하다 기관총과 연료탱크 등 무장을 지상으로 낙하하기도 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