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구원장 “5년 내 한국형 우주망원경 띄우겠다”

입력 2025-06-12 00:21
박장현 한국천문연구원장. 천문연구원 제공

한국천문연구원이 국산 기술을 활용한 첫 독자 우주망원경 개발을 추진한다. 일회성이거나 부분 협력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국제협력에만 의존하지 않고 설계부터 운용까지 자력으로 해보겠다는 포부다.

박장현 천문연 원장은 1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위성 전체 중 국내 기술 비중이 70%를 넘는 우주망원경 ‘S드리프트(DRIFT)’를 5년 안에 발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 “이렇게 개발한 우주망원경을 천문연의 새로운 브랜드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문연이 목표로 하는 우주망원경은 현재 개발이 끝나 연내 설치될 예정인 지상 광학망원경 K드리프트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지구 대기권의 간섭이 없고 기존 위성들로 인한 관측 방해가 덜한 우주 공간 특성상 우주망원경을 확보하면 더 선명하게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 천문연은 우주항공청 등 관계 기관 협의 등을 거쳐 이르면 올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을 예정인데, 사업 비용은 700억~800억원가량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원장은 독자 우주망원경의 개발 효과로 안정적인 우주 관측 연구환경 확보를 꼽았다. 그는 “개발을 위한 기술은 이미 축적돼 있다”며 “우주망원경을 개발 및 운용하는 경험이 필요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민간 우주개발 시대로 접어들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위성 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우주망원경 개발이 필요하다는 게 박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향후 10년간 발사되는 인공위성 개수가 100만개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국내 반도체, 배터리 업체는 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 검증 기회가 적다”며 우주망원경 사업이 다목적 위성 기술 국산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원장은 취임 이후 추진해온 천문연 조직 개편과 과제 효율화 방안 관련 설명도 했다. 지난 1월 취임 이후 관측 방식에 따라 구분돼있던 연구 본부는 현재 임무 목적에 따라서 개편된 상태다. 우주 탐사 기능도 강화할 방침이다. 박 원장은 “현재 연구인력의 약 3분의 2가 천문학 분야에 집중돼있다”며 “민간 우주개발 시대를 맞아 우주 분야의 비중을 키우겠다”라고 밝혔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