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관광 300만 시대… 항공 인프라·비자 장벽 해결 시급”

입력 2025-06-12 01:07

이정실(사진) 부산관광공사 사장은 “부산이 올해 처음으로 외국인 관광객 300만명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1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월과 4월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각각 30만명과 36만명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공사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300만명 돌파와 국제행사 63건 유치가 목표다. 부산의 역대 최다 외국인 방문객 수는 2016년의 297만명이다. 이 사장은 “과거 특정 국가에 편중됐던 관광객 유입이 최근 다변화되면서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금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목표 달성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일본, 대만 등 주요 시장을 겨냥한 관광 마케팅 전략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사장은 “중국은 상하이 등 1선 도시보다 항저우, 칭다오 같은 2선 도시에 마케팅을 집중하면서 방문객 증가가 두드러졌다”며 “일본은 도쿄 지역의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남아 지역에는 K컬처 콘텐츠를, 미주 지역에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적극 활용한 맞춤형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역 관광업계에서는 부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탓에 부산으로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김해공항과 도쿄(하네다) 등 주요 도시를 잇는 직항 노선 개설이 시급하지만, 대한항공과 국토부의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진전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국 절차 간소화 요구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전자여행허가(K-ETA)의 승인 탈락률이 높아 태국 등 동남아 관광객들이 한국 입국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의 비자 절차 역시 관광 활성화를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사후 관리 중심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부산 도시브랜드 홍보에 대해서도 시 차원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사장은 “부산관광공사의 ‘플레이 워크 리브 부산’과 부산시의 ‘부산 이즈 굿’ 브랜드가 동시에 사용되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며 “부산시가 중심이 돼 산하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브랜드의 통일성과 홍보 효과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며 창의적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전문가 집단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