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게 지내던 권사님의 어머님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조문을 간 적이 있다. 장례를 마친 후 권사님이 연락을 주셔서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머님의 방을 정리하던 중 벽에 걸린 달력이 권사님 눈에 띄었다고 한다. 달력에는 매일 표시가 돼 있었는데, 마지막에 ‘여기까지’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연세가 많은 어머님이 자신의 죽음을 놓고 기도를 한 것이다. 그 날수를 세어보니 100일이었다. 100일을 기도한 후 응답이라도 받으셨는지 ‘여기까지’라고 적고, 며칠 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우리도 언젠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는다. 그런데 그 사실을 잊고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한다. 시인은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시 90:12)라고 기도한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더한다는 생각으로 산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마지막을 향해 카운트다운을 하는 삶이다. 하루하루 줄어드는 것이다. 우리의 날수를 세며 세월을 아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의 한계를 깨닫고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때 참된 평안을 얻게 된다.
조준철 목사(만리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