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빌 2:3)
2025년 5월 7일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구름 위에서 읽었습니다. 9박10일간 사도 바울의 선교지를 중심으로 탐방한 튀르키예와 그리스 일대 성지순례를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빌립보서를 펼친 것입니다. 마음 한쪽에선 귀국 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섬김의 삶도 제대로 실행하자는 각오가 견고해지는 듯했습니다.
그때 빌립보서 1장 15절의 “어떤 이들은 투기와 분쟁으로, 어떤 이들은 착한 뜻으로 그리스도를 전파하나니”라는 말씀이 보였습니다. 저는 스스로 되물었습니다. 과연 하나님의 일을, 예수님의 복음 전파를, 교회와 이웃 섬김을 어떤 자세로 해왔는가. 아니,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고 있었는가.
바울은 나에게 두 가지 방식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첫째는 투기(envy)와 분쟁(rivalry)의 방식, 둘째는 착한 뜻(goodwill)으로 하는 방식입니다. 먼저 투기와 분쟁으로 복음 사역을 감당하는 유형은 나의 ‘이기적 야망(selfish ambition)’을 위해 타인을 섬기고 이웃에게 봉사합니다. 다음으로 착한 뜻으로 복음 사역을 감당하는 유형은 내가 복음의 증거를 위해 세우심을 받았다는 확신(인식·knowing)을 바탕으로 선한 의지와 사랑으로 교회와 이웃을 섬깁니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까지 어떤 유형의 복음 사역을 했던 것일까. 물음은 이어지고 대상은 확장되었습니다. 우리 교회에는, 우리 양육팀에는, 우리 안수집사회에는, 우리 권사회에는, 우리 장로님들은, 우리 목사님들은, 과연 어떤 유형의 분이 많이 계실까. 하늘 가운데 구름 위를 지나던 나는 두렵고 떨리는 심정이었습니다. 내가 자신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은혜를 간직한 우리는 앞으로 모든 일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할까요. 빌립보서 2장 3절은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첫째 다툼으로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다툼은 자신의 야망과 욕망 충족을 위해서 일할 때 생겨나는 것입니다. 둘째 허영으로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 말은 자기 자신의 헛된 자만심으로 일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예수님의 겸손함을 본받아 그 겸손함으로 자신보다 타인을 더 낫게 여기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라는 것입니다.
성지순례를 마치고 구름 위에서 읽은 말씀을 통해서 얻게 된 이 깨달음이 앞으로 제 신앙생활의 여정을 안내하는 길라잡이가 되길, 그래서 날마다 하나님의 은혜 속을 날게 되길 기도합니다.
<약력>△숭실대 철학과, 동대학원 철학박사 △경성대·동아대 전 교수 △숭실대 한국기독교문화연구원 교수 △한국해석학회 회장 △한국현대유럽철학회 회장